영진약품, 주총서 감사 선임 못해…섀도우보팅 폐지 우려 '현실화'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올해부터 '섀도우보팅' 제도가 전면 폐지됨에 따라 상장회사들의 주주총회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진약품 (2,015원 ▼20 -0.98%)공업은 이날 정기주주총회를 열었으나 제3호 의안으로 올린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위원 선임의 건이 의결정족 수 미달로 부결됐다.

영진약품은 당초 권오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교수, 최명열 전 KT&G 지원본부장, 송창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 3명을 임기 1년의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려 했지만 이번 안건이 부결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영진약품이 이날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못한 것은 섀도우보팅 폐지의 후폭풍이 현실화한 것이란 분석이다. 섀도우보팅이란 의사 표시 없는 의결권에 대해 한국예탁결제원이 참석 주식 수의 찬반 비율에 따라 중립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3년 폐지됐으나 지난해까지 이를 유예했고, 올해부터 완전히 사라졌다.

섀도우보팅 제도 폐지를 둘러싸고 그동안 증권업계에선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상장사들이 주주총회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감사위원의 경우 대주주가 3%의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고 나머지 기관투자가나 소액주주 지분을 합친 주식에서 25%의 찬성이 필요해 안건 통과를 위한 의결 정족수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영진약품은 지분 52.45%를 보유한 KT&G가 대주주이며 기관투자자 없이 나머지 지분 47.55%를 소액주주가 나눠 갖고 있다.

영진약품은 향후 임시주주총회를 여는 등 감사위원 선임을 마무리짓기 위해 한국거래소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고, 추가적인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