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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일자리위원회의 죽음

광화문 머니투데이 강기택 경제부장 |입력 : 2018.03.1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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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위원회는 죽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부연하자면 실체로서 일자리위원회는 살아 있지만 상징으로서 일자리위원회는 사라졌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로 탄생했다. ‘일자리 창출’에 일로매진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였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고 회의도 직접 주재하겠다고 했다. 부위원장도 장관급으로 뒀다. 위원장이 장관급인 노사정위원회와 비교하면 그 위상은 더 선명하다.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정책을 발굴하는 컨트롤타워로, 부처간 정책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로, 현장에서 정책이 잘 되는지 점검하는 확인자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이처럼 심대한 힘과 의미가 부여됐으므로 국민들의 기대감도 컸다. 지난해 6월의 ‘일자리 100일 플랜’, 10월의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등 출범 초기 움직임도 활발했다.

그러나 실질적 사령탑인 이용섭 부위원장이 취임 9개월 만에 광주시장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떠나면서 조직은 동력을 잃었다. 이 부위원장만 자리를 내놓은 것이 아니라 일자리위원회에서 ‘일자리’를 얻은 그의 측근들도 함께 그의 캠프로 갔다.

일자리위원회 출범 100일 간담회에서 “일자리위원회가 일자리정책의 발표와 집행에서 손을 떼고 (내각의) 지원에 주력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역할이 끝났다고 여겼을 수 있다. 이를 반영한 것인지는 몰라도 기획재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을 예정인 청년 일자리 대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자리위의 존재감은 없었다. ‘지원’을 하다 보니 그렇게 비쳤는지도 모른다.

속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하필이면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알린 지난달 13일 “그만두겠다”고 말한 뒤 쏟아진 비판은 그가 감당할 몫이다. 그렇지만 그 이후 부위원장의 공백은 고스란히 정부의 짐이다.

사퇴한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고 있다. 하마평도 없다. 지원자가 차고 넘치는 몇몇 ‘인기 있는 자리’와 다른 양상이다. 비중 있는 인사들은 지방자치단체장에 더 관심이 가 있거나 선거 뒤 개각 때 장관 자리를 노린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지자체 경선에서 밀리거나 내각에 들어갈 가능성이 낮은 이들이 어쩔 수 없이 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부에선 이런 최악의 상황을 걱정한다고 한다.

사실 누가 맡더라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 일자리는 구조적인 문제기 때문이다. 매년 생기는 일자리가 30만개인데 대졸자는 50만명이다. 고졸자도 있다. 청년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도 존재한다.

공공부문에서 채용을 늘릴수록 응시자도 많아지는데, 이들이 원서를 내는 순간 고용통계에서 실업자로 잡혀 오히려 실업률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게다가 일자리를 담당하는 각 정부부처와 긴장과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 ‘위원회’가 갖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자칫 일은 일대로 하고도 욕 먹기 십상이다. ‘잘해야 본전인 장사’인 것이다.

[광화문]일자리위원회의 죽음
빛나지 않고 고생만 할 수 있지만 ‘일자리정부’를 표방한 문재인정부에서 누군가는 이 고난이도의 일을 맡아줘야 한다. 정치인이라면 희생한 만큼 정치적 자산을 축적할 수 있고 관료라면 사회적 헌신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경력을 쌓기 위해 잠시 거치는 정거장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국민들이 바라는 건 ‘일자리를 위한 정치’지 ‘정치를 위한 일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자리위원회를 살릴 빠르고 적절한 인선이 절실하다. 그것이 곧 문재인정부 일자리정책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일이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일자리’를 소중히 여기는 일이다.

강기택
강기택 acekang@mt.co.kr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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