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관세폭탄'에 미국 車값 300달러 오른다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지난해 6월 8일 미국 앨라바마 밴스에 위치한 유럽 자동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의 한 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으로 미국 자동차 가격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금리인상 등과 맞물려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모닝스타는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평균 약 1%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포드, 제너럴모터스 등 현지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의 평균 판매가가 3만2237달러(약 3441만원)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300달러 이상 오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주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인한 소비자가격 인상은 매우 적은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공언한 윌버 로스 상무장관의 말이 무색한 수준이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자동차 가격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자동차의 3분의 2가량이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부품 가운데 상당수가 외국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수입된다.

WSJ은 "최근 고사양 픽업이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가 늘면서 자동차 평균 판매 가격은 계속 비싸졌다"면서 "추가적인 인상은 소비자들이 감당하기 힘들고, 이로 인해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면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주변 상황도 녹록지 않다. 미국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는 약 130만대로 한 해 전 같은 달보다 2.4% 급감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할부 판매 감소와 할인폭 감소, 대출 조건 강화 등이 큰 영향을 끼쳤다.

코디 러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자동차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를 포기하게 할 것"이라며 "이는 자동차 판매와 관련 일자리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