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 개선?…공시생 포함 땐 실업률 '최악'(종합)

2월 고용동향 주요 지표/자료=통계청

2월 고용지표가 5060 세대로 인해 크게 흔들렸다. 강추위로 일하는 중·장년층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2월 취업자 수는 8년 1개월 만에 가장 적게 늘었다.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지표다.

사상 최악으로 전망된 2월 15~29세 청년실업률이 전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긍정평가하긴 이르다. 과거 2월마다 청년실업률을 끌어올렸던 공무원 채용시험 요인이 반영되지 않아서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을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최고점을 찍는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08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4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2010년 1월(1만명 감소) 이후 가장 작았다. 10만명 대를 기록한 것도 2016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전년 대비 33만4000명이 늘었던 지난 1월과 비교하면 취업자 증가 수준은 23만명 축소됐다. 같은 기간 '50대+60대 이상'에서만 취업자 증가 폭이 37만명에서 20만명으로 17만명이나 떨어졌다. 40대까지 더하면 전월보다 22만5000명 고꾸라졌다.

지난달 한파 등 기상여건이 나빠진 영향이 컸다. 날씨에 민감한 중장년층 구직자 자체가 줄었고 이는 취업자 수 지표를 악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실제 취업자와 실업자로 구성된 2월 경제활동인구는 2만7000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 1월 34만6000명 늘었던 모습과 비교된다.


산업별로는 중장년층 근로자가 많은 농림어업, 건설업 등이 타격을 받았다. 2월 농림어업, 건설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각각 4만1000명, 6만4000명으로 전월 대비 5만3000명, 3만5000명 줄었다.

다른 산업을 보면 도매 및 소매업이 전년보다 9만2000명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40대가 많이 포진한 산업이다. 지난달 한국GM 사태로 자동차 내수 판매가 줄며 고용도 위축됐다. 교육서비스업(5만4000명 감소) 성적 역시 안 좋았다. 대학 구조조정으로 서남대, 한중대, 대구외대 등이 문을 닫으며 20~30대 종사자가 감소했다.

전체 실업률은 4.6%로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실업률은 2.5%포인트 하락한 9.8%로 집계됐다. 청년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 역시 22.8%로 전년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청년 고용률도 42.2%로 1.0% 올랐다.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은 금융보험, 공공행정 등에서 고용이 개선됐다.

2월 청년실업률 성적은 예상과 달랐다. 통상 2월 청년실업률은 대학 졸업, 9급 공무원 채용시험 원서 접수가 겹쳐 크게 오른다. 졸업생과 공시생이 채용 원서를 내는 순간 실업자로 포함돼서다. 지난해 2월엔 12.3%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9급 공무원 채용시험 원서 접수가 2월 고용동향 조사 기간 이후인 2월 말에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안심하기 이르다. 다음 달 청년실업률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원서 접수 결과 청년 응시생은 13만명이었다. 이들을 고려해 2월 청년실업률을 계산하면 최대 12.4%로 추산된다. 지난해 2월 청년실업률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년일자리대책보고대회를 열고 청년일자리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청년실업 완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여부도 이날 확정할 예정이다.


황인웅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2월 고용은 경제활동참여 위축,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구조조정 같은 하방위험이 상존한다"며 "청년 쪽은 고용이 다소 개선됐지만 다음달 기업·공공부문 채용 시즌 등으로 실업률 상승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