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요금 개편…'보편요금제 방어·집토끼 지키기' 이중 포석?

이동통신 3사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거나 약정 제도를 손질하는 등 일제히 요금제 개편에 나섰다.


무약정 고객들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같은 이통사 고객간 데이터 나눠쓰기를 강화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약정이 끝난 자사 가입자나 가족, 지인 등 데이터 나눠쓰기로 묶여져 있는 가입자의 이탈을 막는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보편요금제 등 정부가 통신비 인하 정책을 강행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요금 인하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KT·LGU+, 데이터 더 주는 '무약정 요금제' 출시·SKT 무약정 고객에도 포인트 제공=KT는 14일 기존 LTE(롱텀에볼루션) 데이터 요금제 보다 데이터를 최대 3.3배 많이 제공하는 '무약정' LTE 요금제를 출시했다. 약정없이 가입한 고객들만 가입할 수 있는 LTE 데이터 선택(무약정) 요금제는 3만원대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즉 월 3만2800원인 LTE 데이터 선택 32.8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300MB(메가바이트)인데 비해 무약정 32.8 요금제는 1GB(기가바이트) 데이터를 제공한다. 무약정 38.3 요금제는 2.5배 늘어난 2.5GB 데이터를 제공한다. 상위 단계 무약정 요금제도 같은 요금제 대비 2배씩 데이터 제공량을 늘렸다.

KT는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을 상대적으로 많이 늘려 저가 요금제 이용자 혜택을 늘리는 동시에 선택약정할인이나 공시지원금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무약정 고객에게 데이터 제공량을 늘려 혜택을 확대하기 위한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저가 요금제에 대한 데이터 제공량을 상대적으로 크게 늘려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셈이 됐다. 정부는 고가요금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 요금제 이용자 혜택이 적다며 이용자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무약정 고객들에게도 포인트를 지급하는 '무약정 플랜'을 발표한 바 있다. 약정을 하지 않아도 매월 납부하는 통신비에 따라 3000~9000점의 포인트를 제공하고, 이 포인트를 이용해 통신요금이나 단말 대금 납부에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약정 요금제 대비 데이터를 2배 제공하는 무약정 프로그램을 출시한 바 있다.

◇데이터 나눠쓰기 강화…묶인 가입자 이탈 방지 전략=이통사들은 자사 가입자들간 데이터 나눠쓰기, 선물하기 한도를 높이거나 혜택을 강화하는 제도도 잇따라 도입했다.

KT는 KT고객 간 데이터를 쉽게 주고 받고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전용 앱서비스 'Y데이터박스'를 출시했다. 다른 KT가입자에게 월 최대 2000MB까지 데이터를 나눠줄 수 있고 10명에게 동시에 100MB 단위로 데이터를 선물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용량·속도 걱정없는 데이터요금제를 출시하면서 LG유플러스 가족 가입자 3명에게 최대 월 13GB 데이터를 제공하는 나눠쓰기 제한도 확대했다. 스마트 기기 데이터 쉐어링도 기존 1대에서 2대로 늘렸다.

이는 가족이나 지인들 간에 같은 이통사로 묶여 있는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는 차원이다. 과거 음성 요금제에서 '망내 할인'을 통해 가입자를 묶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