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호 항우연 원장 "韓 재활용 로켓 연구 착수"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스페이스X가 로켓을 재활용하는 데 경제성을 생각한다면 우리라고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신임 원장은 14일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재활용 가능한 로켓을 개발키로 하고 기초 조사·연구에 착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철호 항우연 원장/사진=뉴스1

임 원장은 “한국형발사체(KSLV-2)와 함께 다양한 분야로 우주산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우주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재활용 로켓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임 원장은“미국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 정부가 주도하던 우주개발에 민간기업이 뛰어들면서 우주개발경쟁이 본격화됐다”며 “민간 업체의 가장 큰 강점은 빠른 기술 개발 속도와 저렴한 발사 비용”이라고 말했다.

재활용 로켓은 회당 수천억 원에 달하는 발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실제로 재활용 로켓 개발의 원조인 미국 민간 우주항공업체 스페이스X는 대형 로켓 ‘팔콘 헤비’를 쏘아 올리는데 드는 비용이 약 9000만 달러(약 957억원) 수준이다. 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발사체 SLS(Space Launch System) 발사 비용의 10분의 1 정도다.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가 사비를 털어 세운 민간 우주여행업체 블루오리진도 로켓 귀환시험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재활용 로켓을 통해 우주여행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에 한 발씩 다가서고 있다.

임 원장은 “연내 재활용 로켓을 어떤 기술로 개발할지 방향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재활용 로켓 개발은 올해 우선 기술적 가능성 및 경제성 등을 종합 검토하는 기초 조사·연구를 마무리 한 뒤 스페이스X의 기술과 비슷한 형태로 갈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다른 기술을 개발하지를 결정한다.

이밖에 임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인공위성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조합해 제공하는 기술과 스스로 임무를 수행하는 AI 드론(무인기)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로켓과 위성 등은 이미 민간 주도의 개발이 시작됐다”며 "항우연의 다음 역할을 고민하기 위해 40대 이하 직원 20명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20∼30년 후를 내다본 새로운 미래 비전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