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 "美 당국 선사간 협력 제한 안해"…현대상선 논리 반박

SM상선은 현대상선에 '미주 노선 공동 운항'을 계속 제안 중이나 현대상선은 이를 "선사간 선복공급량 조정을 통한 협력은 미국 당국의 제재 대상"이라는 이유 등으로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4일 SM상선이 현대상선의 거부 논리를 반박했다.


SM상선은 이날 자료를 내고 “미국 경쟁금지법(Part 535)에는 선사 간 협력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이 없다”며 “대형 얼라이언스의 시장점유율이 35%를 넘는 경우 분기별로 노선 합리화 및 공급변동에 대한 정보를 제출토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해외 화주들이 SM상선 선박 선적을 기피하고 있다는 현대상선의 주장과 관련, SM상선은 “SM상선은 지난해 2분기 서비스 개시 이후 해외 해운전문매체, 컨설팅회사, 화주들로부터 역사상 유례없는 빠른 안정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글로벌 화주들은 SM상선 이용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미주 시장 대형화주인 삼성SDS가 신생 SM상선을 ‘스페셜 파트너’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SM상선이 미주서안에서 운임을 깎아 고객을 유치했다는 현대상선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1월 11일 SM상선에 보낸 공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SM상선은 한진해운으로부터 미주서안 5개 노선을 양수했다”며 “현재 미주서안 1개 노선을 운영 중인 사실에 비춰볼 때 오히려 영업 양수시와 비교해 노선 수와 공급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SM상선은 “오히려 현대상선이 미주서안 노선 공급량을 34% 확대해(작년 1월 1만213TEU→ 올해 1월 1만8132TEU) 운임시장 안정화를 저해했으며, 과거 한진해운이 수십 년간 이어왔던 화주 및 화물을 무기력하게 해외 선사로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SM상선에 따르면 이 회사가 최근 국내외 대형 화주들과 체결한 운임계약 수준은 해외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현대상선이 타사 대비 낮은 운임인 SM상선 화물을 공동운항 선박에 선적하는 것이 적취운임률 동반하락을 초래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공동운항, 선복교환은 협력을 통한 상호 이익도모, 경쟁선사 진입에 대한 장벽형성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며 “현대상선과 SM상선의 운임은 현재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현대상선이 SM상선과 흡수·합병이 만약 이뤄지면 현대상선의 채권단이나 주주들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SM상선은 “SM상선이 현대상선에 협력을 제안한 것은 경영상 어려움 해소 목적이 아닌 협력을 통한 한국해운 재건이 목적”이라며 “현대상선이 안고 있는 고비용 용선료 및 비합리적 계약들과 달리 SM상선은 과거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자산들 중 경쟁력을 갖춘 우량자산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SM상선은 또 “채권단 관리체제 하에 투입된 국민혈세는 결국 채권단의 안정적 채권회수가 목적이므로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해운이 아닌 현대상선 살리기를 고수한다면 이는 한국해운 재건이라는 국정과제와 전혀 달리 이용되는 셈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정부는 '한국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SM상선은 현대상선만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은 반면 '1국가 1원양선사' 논리에 따라 현대상선에게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6년 833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 406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을 인수한 SM상선도 지난해 3분기까지 25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최근 현대상선은 대우조선해양에 확정 발주한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5척에 대한 추가 옵션분 5척에 대한 발주를 해지했다.

앞서 발주한 최대 5척의 경우 국내 정유업체인 GS칼텍스를 비롯한 국내 화주를 확보했지만 추가 옵션분에 대한 화주를 확보하지 못한데다 발주 금액도 조달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SM상선 컨테이너박스가 들어올려지는 모습/사진=SM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