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처럼 번지는 교육계 '미투'...대학→초중고교까지 확산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 가운데 교사나 교수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교육계 '미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세종대에 이어 용인대에서도 한 교수가 '복식호흡' 교육을 빌미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는 등 상습적인 성추행이 있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심지어 한 여중학교에서는 교사가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면서 추가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교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초·중·고교생부터 교생을 나가 '갑'인 교사에게 성희롱·성추행을 당한 사례까지 대학교에서 촉발된 '미투'가 초중고교까지 번지면서 무엇보다 도덕적 규율이 중시되는 교육계 전반에 만연된 성추행·성폭력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8일에 처음 공개된 '미투' 중 8년전 서울 M여중 교사의 성폭력 문제의 경우 졸업생들의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9일 해당 학교에 대한 긴급대책반을 꾸리고, 특별장학을 실시해 가해자로 지목된 오모 교사의 부적절한 언행 정황을 포착했다.

12일에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센터 관계자들을 M여중에 보내 2, 3학년 재학생들을 상대로 성폭력 피해 전수조사 등 특별감사에 착수했고, 오씨에 대해서는 직위해제도 요청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4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오모 교사의 경우) 징계시효랑 공소시효가 있는데 징계시효는 이미 지났고, 현업에 있기 때문에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 있는지 조사를 했다"며 "다만, 아동청소년법에 따라 성추행의 경우 성년이 된 후부터 5년이기 때문에 공소시효는 안 지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M여중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언론에서 주목하자 힘을 얻고 폭로에 나서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실제 M여중 사건이 터진 이날에는 '스쿨미투' 사이트에 11건의 초·중·고교에서 겪은 교사들의 추악한 성희롱 및 성추행 폭로가 이어졌다.

이들이 올린 사례를 보면 잃어버린 귀중품 범인을 잡기 위한다는 이유로 여학생들만 남기고 옷을 벗겼다는 일, 교사가 직접 학생들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와 주요 부위를 만지는 것은 물론 연인끼리나 가능할 법한 키스를 억지로 하게 했다는 증언이 계속됐다. 교사의 성폭력을 알리는 이들의 글에서는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손이 떨린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등의 성비위 교사에 대한 증오가 엿보였다.

14일 현재 학교 생활 중 겪은 성 관련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스쿨미투'에는 71번째 사례까지 제보가 이뤄졌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M여중 사건의 조사를 시작으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치유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과 성인권 교육을 병행 실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