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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지역우대? 우수인재?…'공정한 채용'의 모호한 기준

[채용, 공정과 부정의 경계]<1>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한은정 기자 |입력 : 2018.03.1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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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 (문재인 대통령)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채용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이런 다짐은 공염불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채용비리에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좌절하는 이유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공정’한 것인지의 경계는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이번 기회에 ‘공정한 채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이유이다.
[MT리포트]지역우대? 우수인재?…'공정한 채용'의 모호한 기준

채용과 관련해 잡음을 없애려면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문제는 기업의 자율적인 채용 방침이 외부 시각에서 봤을 때 불공정하게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100% 공정하려면 필기시험을 치러 점수순으로 뽑을 수밖에 없다. 이는 다원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는 시대상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인재상에 따른 기업의 자율적인 채용과 공정성의 적정 균형점은 어디일까.

◇추천제도, 검증된 인재 채용 vs 거절할 수 없는 청탁=금융회사와 대기업에는 매년 수만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리는데 이중 회사에 맞는 인재를 골라내기는 쉽지 않다. 특히 채용의 첫 단계인 서류전형은 자기소개서 대필과 베끼기로 변별력이 떨어지고 일일이 읽어보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추천제도를 활용한다. 과거에는 많은 기업이 대학에 추천을 요청했고 현재도 지방은행을 비롯해 일부 기업은 대학의 추천서를 받는다. 추천제도는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제도다.

추천제도는 믿을만한 추천자를 통해 검증된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서류전형의 한계를 추천인에 대한 신뢰로 넘어서는 것이다.

반면 추천은 청탁으로 변질돼 부정이 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친구 아들을 하나은행에 추천만 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자 사장의 추천은 거절하기 어려우니 부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인이나 권력기관이 추천하는데 안 뽑을 수는 없을 것이란 의심도 든다. 추천제도는 추천해줄 사람 없는 흙수저에겐 불공정한 룰일 수밖에 없다.

◇직원 자녀 우대 제도, 로열티 제고 vs 고용 세습=A은행은 채용 필기시험에서 임직원 자녀에게 15%의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금감원은 불공정하다고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기업은 직원을 채용할 때 대개 신원보증을 요구하는데 임직원 자녀는 신원이 확실하다. 임직원 자녀 우대가 생긴 이유다. 유능한 임직원의 자녀는 일을 잘할 것이란 믿음도 있다. 직원 자녀 우대는 직원들의 로열티(충성도)를 높이고 장기 근속을 유도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노조가 직원 자녀 우대를 요구하기도 한다. 한국GM과 기아자동차 노조는 단체협약 조항에 신규 채용시 직원 자녀를 우대해주는 내용을 포함했다.

반면 직원 자녀 우대는 고용 세습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위 임원의 자녀라면 실력으로 입사해도 ‘백’으로 들어왔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공공기관이나 은행의 경우 자녀가 같은 직장에서 일하면 부모 덕을 본 것이 아니냐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도 있다. 모 금감원 임원은 아들이 금감원 입사를 준비하자 뜯어 말렸다고 한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채용돼도 임원 아들이라 특혜를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을 수 있어서다.

◇지역 안배, 정부도 권장하는 배려 vs 지역 아닌 사람 역차별=지역 안배는 정부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대 육성에 나서면서 생겼다. 정부가 2013년에 내놓은 ‘지방대학 육성방안’에 따라 공기업과 대기업은 지방 고교 출신 및 대학 출신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별도로 채용 인원을 할당하고 있다. 전국적인 영업망을 운영해야 하는 은행은 지방에서 근무할 직원을 별도로 뽑는다. 지역 안배는 특혜보다 ‘배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지역인재 할당제는 지역간의 균형있는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로 운영되지만 지방대 출신을 우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수도권 지역 출신이 역차별 받는다는 문제가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가 ‘지역인재 채용할당제’ 공약을 ‘채용장려제’로 전환한 것도 이같은 역차별로 인한 위헌 소지 때문이었다. 지역 배려는 결국 대학 배려로 갈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있다.

청와대에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를 폐지해달라고 청원한 A씨는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를 폐지하고 블라인드 채용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출신 지역, 출신 대학과 관계없이 실력과 능력으로 평가받고 채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처 채용 우대, 이익 추구 기업의 선택 vs 가진 자들의 상부상조=KEB하나은행은 채용 때 입점 및 주요거래 대학 출신을 우대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은행들은 입점 대학에 채용뿐만 아니라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출연하는 등 경제적인 이익도 제공한다. 이는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이라는게 은행의 항변이다.

중소기업은 더하다. 중소기업은 공공연하게 거래처 자녀 등 친인척을 우대해 채용한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거래처와 돈독한 관계를 맺는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당연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볼 때 거래처에 대한 채용 우대는 결국 가진 자들의 상부상조로 보일 뿐이다. 큰 거래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은 결국 채용에서도 불이익을 감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학렬
이학렬 tootsie@mt.co.kr

머니투데이 편집부, 증권부, 경제부,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슈플러스팀 등을 거쳐 금융부 은행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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