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적응 교육캠프서도 '인권침해' …"욕설·괴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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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적응 교육 프로그램 시설인 그린캠프에서 장병들이 미술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10.24/뉴스1 © News1

육군과 해군의 군복무 적응 교육프로그램 그린캠프와 블루캠프에 참여했던 많은 병사들이 캠프 내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중앙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군 적응교육 프로그램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린캠프, 블루캠프와 병역심사관리대에 입소하고 있던 장병들 대부분이 여가활동 제한, 욕설, 원하지 않은 캠프입소 등 인군침해를 호소했다.

실태조사를 위해 연구팀은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약 2달간 육·해·공군부대를 10곳을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벌였다.

조사대상별 인원은 각각 캠프 입소병사 37명(육군 21명, 해군 12명, 공군 4명), 캠프 도우미병사 36명(육군 28명, 해군 4명, 공군 4명), 캠프 간부 14명(육군 6명, 해군 3명, 공군 5명), 일반병사 473명 (육군 251명, 해군 112명, 공군 110명), 일반간부 48명 (육군 17명, 해군 11명, 공군 20명), 캠프 복귀병사 3명이다.

이 중 캠프에 입소 중이었던 장병 37명 대부분은 인권침해 사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이 캠프 내에서 겪은 인권침해 사례(중복응답)는 Δ여가활동이나 취미생활의 어려움(51.4%) Δ전화기 등 편의시설 부족 Δ욕설(18.9%) Δ이유에 대한 설명 없는 입소(18.9%) Δ사생활 미 보장(18.9%) Δ상급자의 괴롭힘과 질책(10.8%)이었다.

또 입소자 중 30% 이상이 고민이나 건의사항이 반영되지 않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계급과 직책의 권위의식으로 위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입소자들은 캠프운영 평가에서 군복무 적응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며(5점 만점에 평균 2.6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로 '충분한 상담이 이뤄지지 않음' '개인이 처한 문제를 이해해주지 못함' '군 환경은 바뀌지 않음'을 들었다.

캠프에서 군적응 프로그램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다고 해도 이들이 겪는 고통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연구진이 방문조사를 한 부대의 일반병사 413명을 대상으로 설문(중복응잡가능)을 진행할 결과, 이 중 23.5%는 복귀병사들이 '정서적 학대'를 겪는다고 답했고 10.2%는 '상급자의 욕설'을 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캠프 입소과정에서 자발성을 높이고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일률적인 프로그램보다는 외부활동이나 운동을 장려하는 것이 좋고 개인상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군에서 인권교육과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형성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라며 "인권교육 내용을 매뉴얼화하고 일률적인 강의보다는 참여형 교육, 대화형 교육을 실시해 군생활과 밀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캠프는 육군, 블루캠프는 해군에서 군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장병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공군의 경우 부대 위치 및 특성상 캠프운영의 필요성이 적어 별도의 적응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그린캠프에 입소한 인원은 총 9935명으로 이중 치유돼 자대 복귀한 인원은 4385명이며 재입소한 인원인 2593명으로 나타났다. 또 이중 2957명은 병역심사관리대로 보내져 현역복무 부적격 여부를 검토받았다. 블루캠프의 경우 2015년부터 2017년 9월까지 총 입소인원은 272명으로 202명이 자대로 복귀했고 10명은 재입소했으며 60명은 전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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