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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인구절벽과 블랙스완

광화문 머니투데이 송기용 증권부장 |입력 : 2018.03.16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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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과 고령화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 과연 한국이라는 나라가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인구와 관련한 여러 자료를 보면 깜짝 놀랄수 밖에 없다. 통계청은 최근 지난해 출생아 수가 35만7700명이라고 발표했다. 2016년(40만6200명)보다 10% 이상 줄었다. 정확하게는 4만8500명, 11.9%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다.

1년간 태어난 출생아 수가 30만 명 대로 내려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끝나가던 1970년대 초만 해도 해마다 100만 명의 아이가 태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1/3 수준으로 줄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이처럼 인구가 급감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경기악화와 청년실업, 높은 집값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혼기피, 출산율저하로 이어진 결과다.

통계청은 오는 2031년, 인구가 정점(5296만 명)을 찍은 후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로 가면 20**년에는 지구 상에서 한국이 없어진다'는 암울한 미래예측이 단순한 경고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사회가 존속 가능하려면 적정인구가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인구 절벽으로 여러 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있다. 당장 군 병력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국방부가 2022년까지 52만2000명으로 감축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 50만 명으로 낮춘 것도 20대 남성 인구 감소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

경쟁자가 줄어드는 만큼 미래세대는 지금보다 일자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헛된 낙관에 불과해 보인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함께 진행돼 고령인구에 대한 사회적 비용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다음 세대가 이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하는 만큼 그들의 삶은 힘들어 질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의 20대는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인구 감소는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인구가 감소하면 시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내수 기업 실적을 보면 대번에 확인할 수 있다. 신생아 감소로 분유·우유 수요가 급감하자 매일유업·남양유업 실적이 제자리 걸음 했다. 바나나우유, 투게더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빙그레도 몇 년째 매출이 8000억원 대에서 맴돌고 있다.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아이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때 중산층 가정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마트 나들이가 사라지면서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도 뚝 떨어졌다.

내수시장 한계를 절감한 기업은 경쟁적으로 해외로 떠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하노이에 세운 스마트폰 공장이 대표적인데, 이 공장에서만 12만 명의 베트남 청년들이 일한다. 거꾸로 말하면 한국은 12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놓친 셈이다.

이런 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코리아 데탕트(긴장완화)가 인구절벽의 극적 탈출구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섣부른 예단을 이르지만 핵폐기-한반도 평화체제구축-북한개방이 급물살을 탄다면 블랙스완(검은 백조)이 출현할 수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래서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블랙스완 말이다.

북한이 본격적으로 개방경제 체제로 전환하면 2500만 시장이 열린다. 남북한을 합쳐 약 8000만 명의 시장이 형성된다.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제협력만이라도 활성화된다면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를 일거에 부숴버리는 엄청난 호재가 될 수 있다. 4월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5월에 열린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기다려진다.
[광화문]인구절벽과 블랙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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