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소환]검찰, 4월초 기소 가닥…내주초 영장 청구 유력

=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1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2018.3.1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뇌물·횡령·탈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77)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늦어도 4월 중순 이전에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영장 발부를 전제로 구속만기를 역산하면 다음주 초쯤 구속영장 청구가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14일 오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8)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지난 1월14일 김 전 기획관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4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 전 기획관은 구속수감 이후 검찰의 수사에 협조하며 특활비 수수가 이 전 대통령의 요구 및 지시로 이뤄졌다고 진술 태도를 바꿨다. 그는 이날 첫 공판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순순히 자백했다.


1심 재판부는 이날 검찰 측에 김 전 기획관 외 향후 관련자 기소 가능성을 물었다. 검찰 측은 "공범 수사가 진행중인데 (재판)병합 가능성으로 증거병합 여부는 결정이 안됐다"며 "공범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해 (기소는)4월초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김백준은) 2월초에 기소됐는데 한달이 훨씬 넘었다"며 "얼마나 다툴지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4월이 초과될지 모르는데 또 기다려야 하느냐"며 추가기소 시점을 재차 따져물었다. 이에 검찰 측은 "4월 초로 예상하는데 상의해서 검찰 입장을 신속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4억원 뇌물수수의 '방조범'으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적으며 이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지목했다. 사실상 이 전 대통령 기소를 4월초로 확정한 셈이다.

검찰이 4월초 기소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불구속기소 보다 구속기소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3주 넘게 장고하다 비극을 자초한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30일 소환조사를 받고 같은해 5월23일 서거했다. 당시 검찰의 좌고우면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21일 소환조사하고 일주일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수사기관은 10일씩 두 차례, 최장 20일간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4월초 구속기소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다음주 초가 마지노선이다.

다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법원에 의해 기각돼 제동이 걸린다면 6·13 지방선거 등의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불구속기소 방안이 급부상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