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국무장관 교체로 北美 정상회담 6~7월로 늦춰질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미라마 해병대 항공기지를 방문해 장병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어떤 것에도 준비 돼 있지만 무언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며 북한과의 새롭게 조성된 대화 국면에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국무장관을 교체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드로윌슨센터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를 거치면서 국무부에서 세 차례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북미 정상회담을 5월에 하겠다고 했지만 6월이나 7월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밀러는 "지금으로선 시간이 필요하다. 서둘러서 (정상회담을) 할 순 없다"면서 "만약 일이 잘못된다면 또다시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무장관이 바뀌었다고 해서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되는 건 아니지만, 신임 장관의 인준 과정을 고려했을 때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는 상원의 인준을 받을 때까지 북한 외무상은 물론 한국의 외교부 장관과도 접촉할 수 없다. 트럼프의 갑작스런 국무장관 경질로 백악관은 현재 신임 장관 인준을 위한 서류작업도 끝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외교 전문가들을 인용, "의미 있는 업무들이 몇 주 안에 압축적으로 이뤄질 순 있지만, 통상은 몇 달이 걸린다"면서 "5월 중순엔 이란 핵 합의와 관련된 결정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이것이 북한과 대화에 미칠 영향도 있다"고 했다.

폼페이오 내정자의 외교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진 목소리가 크다. NYT는 폼페이오의 중앙정보국(CIA) 경력이 북한 측 제안의 진위 판단에 도움을 줄 순 있겠지만, 외교 경험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복잡한 협상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등을 잘 조언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제프리 A. 베이더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에는) 북한의 (대화)제안에 대한 '확실한 소식통(Horse's Mouth)'도 없고 개최지와 일정에 대한 답도 없고 노련한 협상가도 없다"며 북한 문제를 다룰 특별 협상가를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미 CNN 방송은 "북미 정상회담이 10주 정도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내 북한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며 주한 미국 대사 자리도 비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인 에드 로이스 의원과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 미국 대사 후보에 올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