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난' 판단에 일자리 드라이브…"8%대 청년실업률 목표"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조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하며, 범정부적 청년 일자리 대책의 시행을 촉구한 것은 정부가 제1국정과제로 내세운 일자리 문제의 출구가 여전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임기말에 가까워질 수록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실제 15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청년 일자리 대책 보고대회 겸 제5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정부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에 대해 "국가적 재난"이라며 "아직도 상황이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청년실업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심각하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 문 대통령은 2021년까지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20대 후반 인구가 39만명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청년 실업자가 10만명 넘게 확대되고, 청년실업률이 현재 대비 2%포인트 이상 올라간 12%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39만명 중) 14만명이 실업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구조적 과제"라고 보고했다.

청년층의 증가 속도가 둔해지는 2022년을 일종의 분기점으로 보고, 그때까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구상이다.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의 임기가 2022년까지이기도 하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 대통령이 청년 취업 환경을 개선하지 못할 경우, 국정동력을 임기말까지 유지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기류도 강하다. 최근 북한과 평화무드라는 성과와 별도로, 일자리를 통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과를 반드시 내겠다는 의지 역시 읽혔다.

회의에서 김 부총리는 청년 실업률을 현재(9% 후반대) 대비 1~2%포인트 줄여 8%대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에코붐 세대(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식 세대)에서 약 14만명 정도의 실업자가 나오는 것에 대한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재원과 정책을 집중해 2022년까지 청년 일자리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만은 막아야 한다는 인식 역시 깔려있다.

이날 회의를 통해 문 대통령이 꺼낸 '특단의 카드'는 중소기업 및 창업 지원이다. 중소기업-대기업 실질소득 격차 해소, 중소기업 신규 고용 지원, 지자체와 창업 연계, '선(先)취업-후(後)학습' 기회 확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청년 일자리에 요술 방망이는 없다"는 문 대통령의 지론이 반영된 것이다. 인구 구조 등의 요인으로 한 번에 청년 일자리 문제를 '일괄타결'하는 방식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온 방향성이다. 적게는 수십 개 부터 많게는 수천 개의 일자리를 조금씩 늘리는 정책들을 모아 전체적인 취업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핵심은 분명하다. 청년들은 고용 절벽에 아우성인데 중소·중견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모순된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며 "오늘 정부의 대책도 여기에 모아져 있다. 기존의 중소기업 청년 인턴제처럼 단기 일자리가 아닌 정규직의 질 좋은 청년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창업 생존률이 낮은 이유는 개방형 혁신이 미흡해 창업 생태계가 척박하기 때문이다. 구글, 알리바바 등은 개방형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우리도 경쟁력있는 창업 생태계의 조성을 해야 한다. 개방형 혁신의 활성화를 통해 청년 창업 기업이 혁신 대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