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작성 다스소송비 대납문건에 어떤 내용… MB방패 깰까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이유지 기자 =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2018.3.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77)의 최측근이자 '집사'로 불려온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8)의 진술이 이 전 대통령 수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 피의자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오전 9시50분쯤부터 밤 11시56분쯤까지 14시간이 넘게 신문을 받았다. 밤새 신문조서를 챙겨본 이 전 대통령은 15일 오전 6시25분쯤 검찰청사를 나와 귀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삼성의 다스소송비 대납에 대한 문서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와 관련해 "영포빌딩에서 대통령 기록물 압수때 삼성그룹의 다스소송비 대납이 기재된 복수의 청와대 보고 문건도 발견됐다. 거기에 대해서 (이 전 대통령은) 조작된 문건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은) 삼성의 소송비용 대납에 관해서는 알지 못했고 다만 에이킨 검프가 무료로 다스 소송을 도와주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문건을 조사한 결과, 김 전 기획관이 작성한 것으로 밝혀냈다.

검찰은 다스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던 중 소송비를 삼성이 대납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 2월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다스의 미국 소송과 관련해서 (이명박정부의) 청와대 요청에 따라 변호사 비용을 대납했다고 인정하는 자수서를 제출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상대 동문으로 이 전 대통령의 집권 동안 청와대 안살림을 총괄하고 개인자산과 사적인 업무를 도맡아 처리해온 최측근이다. 오랜기간 이 전 대통령을 보좌해왔던 김 전 기획관이기에 그의 진술은 향후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전 기획관은 청와대 재직시절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 등에 대해 부인하던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구속된 뒤 입장이 바뀌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 특활비를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이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사용했다는 점을 분명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기획관의 진술로 검찰 수사는 탄력을 받았다. 그리고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을 방조범으로 구속기소했고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국정원 특활비 수수의 주범으로 적시했다. 삼성의 다스소송 대납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부인했다. 그러나 문건 작성자인 김 전 기획관이 향후 어떤 내용의 추가진술을 할지 주목된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던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평생 바르게 살려고 최선 다했는데 전후사정이 어찌 됐든 우를 범해 국민 여러분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며 머리를 숙였다.

김 전 기획관은 특히 "지금 이 시간에 전직 대통령의 소환조사가 진행 중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건의 전모가 국민들께 알려지도록 최대한 성실하고 정직하게 남은 수사와 재판 일정에 참여하겠다"고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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