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우려 지속, 韓 증시 부담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에 서명한 후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P 뉴시스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뉴욕증시를 지속적으로 억누르면서 한국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일대비 0.5% 상승한 2만4873.6으로 마감했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0.1% 내린 2747.33으로, 나스닥종합지수는 0.2% 하락한 7481.74로 장을 마쳤다.


양호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시장을 억눌렀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대비 4000명 감소한 22만6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22만9000명을 하회했다. 제조업 활동지표인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전월 13.1에서 22.5로 경기 확장을 지지했다.

백악관이 최소 3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등 대 중국 무역제재 패키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우려를 이어졌다. 미국은 투자제한이나 여행객 비자 제한 등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017년 3750억달러로 2위국인 멕시코 710억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중국내 반발도 커지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의 대두 항공기 등에 대해 보복 관세 또는 불매 운동을 벌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17년5월 14년만에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한 내놓을 수 있는 보복카드로 △미국 농산물에 대한 무역보복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위안화 평가절하△국채 등 미국 자산매각 △북한 등 지정학적 문제에 대한 입장전환 등을 꼽았다.

다만 그 어느 것도 쉽게 꺼내쓰기는 어려운 카드다. 중국내 대두 수요가 견고하기 때문에 미국산 대두 등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는 중국내 수입물량 감소보다는 오히려 물가만 상승, 소비자 후생을 저해할 수 있다. 국채 등 미 자산매각에 나설 경우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확산으로 중국 경제 또한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발발시 한국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중국이 주로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은 시계 등 가정용제품, 컴퓨터, 통신장비, 컴퓨터부품 등으로 반도체 등을 공급하는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그나마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된 것은 긍정적이다. 최근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지 않고 오히려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전쟁이 진정한 의미에서 확산되지 않는다면 트럼프발 통상 리스크는 당분간 국내 증시에 제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북 리스크 완화에 따른 국내 CDS(크레딧디폴트스왑) 하락,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압력 확대와 4월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경계감 등이 원화 절상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