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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엔 장애 없어요"…수화통역 경찰관 3인방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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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가영 인턴기자
  • 이상봉 기자
  • 2018.03.1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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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나본 평창 패럴림픽 수화통역 경찰관 3인


'진정한 올림픽의 완성은 패럴림픽의 성공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진정한 완성을 위해 발벗고 나선 이들이 있다. 10일 간의 평창 동계패럴림픽 현장에서 청각장애인의 입과 귀가 돼주는 수화 경찰들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5일 방문한 강원도 평창 올림픽 플라자 출입구에서 노란색 형광 점퍼를 입은 경찰관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기자에게 "안녕하세요. 저희는 평창 패럴림픽 수화 경찰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수어로 말을 건넸다. 그들의 목에는 '수화 경찰'이라고 적힌 스태프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강원도 평창 올림픽 플라자에서 수어로 인사를 건네는 '수화 경찰' 강수연 경장, 황영진 순경, 진선미 순경.(왼쪽부터) /사진=이상봉 기자
강원도 평창 올림픽 플라자에서 수어로 인사를 건네는 '수화 경찰' 강수연 경장, 황영진 순경, 진선미 순경.(왼쪽부터) /사진=이상봉 기자
강수연 경장(34)과 진선미 순경(36), 황영진 순경(32)은 경찰 내부 패럴림픽 수화 요원 모집 공고에 자원해 평창에 왔다. 선발된 수화 경찰은 총 7명. 패럴림픽 기간 평창 올림픽 플라자, 정선 알파인 스키장 등에 배치돼 청각장애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안내, 상담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수연 경장과 진선미 순경은 대학시절 수화를 배웠다. 황영진 순경은 청각장애인 부모님과 대화를 하며 자연스레 수화를 익혔다. "다른 애들이 말을 배워 부모님과 교감할 때 저는 수화를 통해 부모님과 감정을 나누고 소통했죠. 패럴림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더 많은 교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어요."

진선미 순경(왼쪽)과 황영진 순경(가운데)이<br />
 일반인 방문객에게 수화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박가영 인턴기자
진선미 순경(왼쪽)과 황영진 순경(가운데)이
일반인 방문객에게 수화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박가영 인턴기자
각기 다른 이유로 수화를 배운 세 사람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문' 수화통역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의미가 혼동될 때는 수화 표준어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의 도움을 받는다.

수화에도 사투리가 있어 지역별로 표현이 달라 수화 표준어 애플리케이션이 유용하게 쓰인다. 황 순경은 "얼마 전 한 분이 수화로 '술을 달라'고 말해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물을 달라'는 거였다"며 "고향 경북 영주시에서는 같은 동작이 '술'을 뜻한다"고 웃으며 설명했다.

이어 황 순경은 재일동포에게 도움을 준 경험도 공유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수화가 다르지만 형식이 비슷해 간단한 대화는 가능했다"며 "재일 동포 한분은 수화를 하는 경찰이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다며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고 말했다.

일본인 방문객과 수화로 대화를 하는 모습/사진 제공=황영진 순경
일본인 방문객과 수화로 대화를 하는 모습/사진 제공=황영진 순경
진선미 순경은 "부족한 수화 실력으로 대화하는 데도 '우리 말을 들어주는 경찰이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신다"며 "서툰 수화를 천천히 봐주시시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황 순경은 수화 경찰로 활동하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어린 시절 그를 힘들게 했던 차별 어린 시선과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이번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 그는 "경북 영주시가 작은 도시다 보니 동네 주민들이 나를 '청각장애인 아들'이라고 불렀다. 그게 참 싫었다"며 "또 전에는 길에서 부모님과 수화로 대화하면 자꾸 쳐다봐 부담스러웠는데 평창에선 일반 분들이 먼저 와서 가르쳐달라고 한다. 수화가 많은 언어 중 하나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렸을 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 힘들었어요. 제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못 배워서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죠. 그래서 반항도 조금 했어요. 그런데 평창에 오니 정말 달라졌더라고요. 자원봉사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도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장애인이 긴 줄을 서 있으면 먼저 가라고 자리를 내주는 걸 흔하게 볼 수 있어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해가 많이 높아졌다고 느꼈죠."

강수연 경장(왼쪽), 진선미 순경(오른쪽), 황영진 순경(뒷줄 왼쪽에서 3번째)이 수어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관람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강수연 경장(왼쪽), 진선미 순경(오른쪽), 황영진 순경(뒷줄 왼쪽에서 3번째)이 수어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관람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상봉 기자
그들이 경험한 평창엔 장애가 없었다. 수화 경찰을 비롯해 점자가 새겨진 패럴림픽 메달과 경기장 및 주요 거점 지역 점자 안내 지도, 휠체어 통행을 위한 경사로 등 장애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였다. 강 경장은 "수화 경찰뿐만 아니라 곳곳에 장애인의 불편을 줄이는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며 "그 덕에 패럴림픽에서 올림픽만큼의 열정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패럴림픽 폐막을 앞둔 그들은 이제 장애 없는 패럴림픽을 넘어 장애 없는 사회를 꿈꾼다. 황 순경은 "원래 근무 현장에 돌아가 장애인과 더 가깝게 소통할 생각"이라며 "경찰이 함께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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