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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좋은 사람이 부족할 수 있는 3가지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입력 : 2018.03.17 07:31|조회 : 49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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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대 나에겐 심각한 학벌 우상이 있었다. 대학 간판을 따졌다는 말이다. 물론 학벌, 인종, 종교, 성 등에 대해 편견 없고 차별 없는 것이 ‘정치적 올바름’이란 것을 잘 알기에 대외적으로 학벌 차별적 인식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아들에 대해서만은 “최소한 어느 대학은 가야 한다”는 학벌 우상을 고스란히 내보이며 차별적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음을 고백한다.

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든 중1 때부터 시작된 나의 자녀 고난기를 돌아보면 아들로 인한 내 번민과 고통의 밑바닥에는 ‘쟤 저러다 대학 못 가는거 아냐?’,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스러운) 대학이라도 보내야 하나?’란 두려움이 있었다. 말썽 피는 아들을 보며 ‘좋은 대학’이란 우상을 어쩔 수 없이 내려놓게 된 상황에서도 주위 엄친아(잘난 엄마 친구 아들) 얘기를 들으면 한없이 부럽고 스스로 초라해졌다.

이 부끄러운 나의 학벌 우상을, 어찌 보면 당당하게 털어놓는 이유는, 이제는 극복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OO가 말도 없이 학교를 나갔는데 연락이 안 되네요”, “OO가 벌점이 너무 쌓여 선도위원회가 열리니 참석해 주세요” 등등의 전화를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수십번 받으면서 아들을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로 사랑하게 훈련된 덕분이기도 하지만 명문대 나와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쟁쟁한 인물들이 비리로, 추문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깨달음을 얻은 결과이기도 하다.


학벌 좋은 사람이 부족할 수 있는 3가지

자수성가로 탄탄한 기업을 일군 한 사장님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나와 모범생으로만 살아온 사람이 문제가 더 많을 수 있다”는 말을 종종 한다. 최근 대단한 간판을 지닌 별과 같은 인물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학벌이, 간판이 왜 인생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해봤다.


1. 자기밖에 모르는 경향이 있다=공부를 잘하면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칭찬받고 대접받는다. 이런 모범생은 대개 좋은 말만 듣고 자라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 때문에 성인이 된 후에도 대우를 받아야 한다. 한 60대 중소기업 사장님은 “공부 못하던 애들은 그런게 없는데 공부 잘하던 애는 학교 다닐 때 자기보다 못하던 애가 성공한 것을 보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안 좋아하고 그런게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 고생했더라도 성공해 적지 않은 권한을 갖게 되면 ‘나는 이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스스로 자기가 높다고 생각하면 자기 존재가 너무 커져 남이 작게 느껴진다. 최근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도 자기 분야에서 확보한 권위에 취해 자신을 너무 큰 존재로 여겨 경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자기를 높이면 다른 사람이 낮아져 상처를 주게 된다.

2. 사람을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좋은 대학에 가겠다고 공부에 매달리다 보면 친구와 놀 시간이 없다. 실제로 친구랑 노는 것은 대학 가서 하라거나 공부 잘하는 아이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그 아이들과만 놀라고 하는 부모도 있다. 이렇듯 제한된 인간관계 속에서 공부만 하다 보면 당연히 사람을 모를 수밖에 없다. 정치든 사업이든 결국 사람의 마음을 사야 성공하고 과학과 기술의 발전도 사람을 위한 것인데 사람을 모르면 한계가 있다.

3. 세상을 모르는 경향이 있다=지식은 많은데 기본 상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있다. 학교 공부만 파고들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에 관심이 없거나 이런 일은 아예 다른 사람에게 맡겨왔기 때문이다. 한 50대 중소기업 사장님은 “나이가 들어보니 공부 잘하는게 별로 중요하지가 않더라”며 “공부만 한 사람들은 오히려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는 센스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센스는 일일이 가르칠 수도 없고 자기가 경험으로 배워야 하는데 공부만 하느라 경험의 폭이 좁아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길게 보면 정말 별다른 인생이 없다. 오늘 대단한 것처럼 보이는 학벌도 70년, 100년 인생을 놓고 보면 한 점과 같은데 그걸로 아들도 괴롭히고 나도 괴롭히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다. 그 나이에 겪어야 할 경험을 폭넓게 하면서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며 평범하게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성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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