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안 되는 담배 나올까? 美FDA, 니코틴 제한 추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담배 속 니코틴 함량 규제 방안 검토를 알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성명. /사진=FDA 홈페이지 갈무리

흡연율을 10분의 1 아래로 대폭 낮추기 위한 시도가 미국에서 시작됐다. 중독을 일으키는 성분인 니코틴의 담배 속 함량을 중독되지 않는 수준으로 제한해 자연스레 흡연자를 줄이자는 방안이다.

15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담배 중독이 발생하지 않는 니코틴 함량 기준 마련을 위한 검토와 이에 대한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담배 속 니코틴 규제를 예고한 지 약 8개월 만에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FDA가 이처럼 강도 높은 담배 규제 방안을 마련한 것은 흡연 문제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흡연자는 3780만명에 달하며,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도 연간 48만명에 이른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과 생산성 저하 등으로 매년 약 3000억달러(약 320조원)의 경제적 손실도 발생한다.

니코틴 함량을 줄이면 흡연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까. FDA의 연구 용역 결과, 니코틴 제한 첫 해에만 약 500만명의 흡연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5년 간 추가로 약 1300만명이 담배를 끊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40년쯤 후에는 미국 전체 흡연율이 현재 15.5%에서 1.4%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스콧 고틀리브 FDA 청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니코틴 함량을 규제하면 미래 세대가 담배 중독에 빠지는 것을 막고, 기존 흡연자도 금연에 더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니코틴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낮춰야 하는지, 또는 단계적으로 낮출지 아니면 단번에 낮출지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흡연자들이 니코틴 흡수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담배를 피우거나, 니코틴 함량을 조절할 수 있는 전자담배 사용이 급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고틀리브 청장은 "이와 같은 니코틴 및 담배 규제에 대한 접근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담배 중독을 막고 (흡연으로부터)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하는 노력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