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2차 가해 멈춰라"…시민단체, 고소장 제출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에 자진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의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씨(33)에게 가해진 2차 가해에 대한 법적대응이 시작됐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이하 '전성협')가 김씨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등 2차 가해와 관련해 지난 16일 오후 6시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혐의는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정보통신망법 위반)이다.

고소장을 제출한 배복주 전성협 대표는 "허위사실 생산·유포를 중심으로 고발했고 피고발인을 특정하진 않았다"며 "누가 했는지 밝혀달라고 수사의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성협은 지난 12일 2차 피해를 호소하는 김씨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김씨는 "(폭로) 이후 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다"며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고 두려움을 호소했다.

지난 5일 김씨가 JTBC 뉴스룸을 통해 안 전 지사에 의한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이후 SNS를 중심으로 김씨에 대한 음모론이 제기됐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9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안희정에서 봉도사(정봉주 전 의원)까지. 이명박 각하가 막 사라지고 있다"며 "제가 공작을 경고했다. 그 이유는 미투를 공작으로 이용하고 싶은 자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는 미투 운동이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공작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일부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여권 인사들을 향한 미투 폭로가 지방선거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음모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야권 인사들도 미투 운동에 대한 음모론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 7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청와대 5당 대표 오찬회동 직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밖에서 안희정 사건이 딱 터지니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더라"며 "소문이 다 퍼졌다"고 말했다. 이후 홍 대표는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으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