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알츠하이머·당뇨에 좋은 고기능성 水…"물로 보지마"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에비앙 물연구소 패트릭 라사사뉴 박사/사진=지질연

세계 최초로 물을 상품화한 기업이자 아직도 고급 생수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에비앙. 최근 피부 세포의 건강성을 높여주고,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는 ‘미네랄워터 화장수’를 내놨다. ‘이왕 돈 주고 마실 거면 몸에 더 좋은 것을 마시고 쓰자’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건강을 강조한 ‘고기능성 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엔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등에 효과가 있다는 기능성 음료도 등장했다.
이 같은 ‘좋은 물 상품’을 만들기 위해선 물의 분자규모 관점에서 특성을 이해하는 면밀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지난 15일 강원대 60주년 기념관에서 ‘2018 대한민국 좋은물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물을 고부가가치화하기 위한 최근 R&D(연구·개발) 성과와 미래 과제들이 제시됐다.


◇佛, 주요 수원지 특성 손금보듯…‘지하수위 모니터링’ 과잉채수 방지=기조연설을 맡은 에비앙 물연구소 패트릭 라사사뉴 박사는 “프랑스에서 대표적인 4개 수원지 중 하나인 프랑스 중부 지역 볼빅은 제주도와 유사한 화산암 대수층으로 투수성이 좋은 화산암이 기반암을 덮고 있으며, 산성암석으로 물-암석 반응이 작아 미네랄 함량은 적지만 치매 현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실리카 함량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프랑스 정부 역시 수원지에서 천연광천수 자원을 정량적으로 지속 관리하기 위해 과잉 채수를 방지하는 ‘지하 수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우수 수원을 확보·관리하기 위해 30년간 체계적인 연구를 지속해온 프랑스의 사례는 지하수 수원지 관리에 무관심한 국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알칼리이온수’ 특허 가장 많아…"기능성 음용수로 의료비 경감"=경북대 정규식 교수(줄기세포치료기술연구소장)는 좋은 물 관련 특허 출원 수가 크게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교수에 따르면 국내 좋은 물 관련 특허출원수는 알칼리이온수(183개), 해양심층수(135개), 수소수(123개), 탄산수(49개), 광천수(35개), 빙하수(2개)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선 알칼리이온수(1만4519개), 수소수(8174개), 탄산수(6897개), 광천수(2309개), 해양심층수(343개), 빙하수(25개) 순이었다. 논문에선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등 광물질을 다량으로 함유한 광천수에 대한 논문(1만5152개)이 가장 많았다. 알칼리이온수 논문은 1만359개로 그 뒤를 이었다.

정 교수는 천연 바나듐을 포함하고 있는 제주 광천수가 비만 개선에 효과가 있고 기능성 미네랄을 함유한 광천수가 항산화·항염증 기능을 갖고 있다는 최근의 연구성과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노화, 근육·염증질환 등의 환자 의료진료비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한국인 체질에 맞는 기능성 음용수를 개발하면 국민건강을 증진시켜 의료비 경감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고경석 박사/사진=지질연

◇‘좋은 물’ 과학적 기준 필요…“CPS로 수자원 관리하자”=지질자원연구원 지질환경연구본부 고경석 박사는 “다양한 기능수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그 기능 및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고 박사는 “좋은 물의 과학적 기준과 근거를 마련하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연구는 우리나라 물 산업과 물 응용산업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은규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지하수 관리에 가상물리시스템(CPS),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컴퓨팅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CPS는 현실세계에서 수집한 각종 센싱 데이터를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하게 분석한 후 다시 현실세계의 사람, 사물을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박 교수는 “CPS는 수원의 수량·수질 변화를 조기에 감지하고, 이에 대한 판단 및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도록 할 것”이라며 “지하수 관리에 CPS를 적용하면 효율적인 관리체계 구축, 예측 정확성 향상, 관리 효율성 도모, 정책 결정의 지능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