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이브 FBI 부국장, 특검에 이미 메모 전달…'제2의 코미' 예고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공식퇴임을 하루 앞두고 경질된 앤드류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 메케이브 전 부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했으며, 이를 러시아의 대선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특검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BBNews=뉴스1

공식 퇴임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경질된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했으며, 이 메모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팀에 전달됐다고 CNN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해임된 뒤, 국장 대행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4차례에 걸쳐 나눈 대화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케이브는 CNN에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3차례 직접 대면하고, 1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기록한 메모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대선개입 수사 중단 압력 사실을 폭로한 코미 전 국장의 메모처럼 매케이브 메모도 특검 수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해 5월 경질된 뒤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기록 메모를 지인인 대니얼 리치먼 컬럼비아대 교수를 통해 언론에 공개했으며, 뮬러 특검팀과도 만나 관련 사실에 대해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코미 전 국장처럼 트럼프 행정부와 줄곧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의 사적 이메일 사용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

매케이브 전 부국장은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월 30일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연금 혜택을 받기 위해 50세 정년퇴직이 가능한 이달 말까지 자리보전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해임으로 매케이브 전 부국장이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한편 제프 세션스 미 법무부 장관은 16일 오후 매케이브 전 부국장의 해임 사실을 발표하며 "허락 없이 언론에 조사 관련 내용을 흘렸고 여러 차례 공정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고 해임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매케이브 전 부국장의 해임 소식 발표 직후 트위터에 "FBI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과 민주주의에 좋은 날"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에 매케이브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내가 맡았던 역할과, 내가 한 행동, 코미 전 국장의 해고 이후 목격한 사건들 때문에 (부국장 역할에서) 배제됐다"며 "이는 FBI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일환”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