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수사 곧 마무리"…구속영장 신청 가능성

극단 단원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8일 오전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이틀 연속 출석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경찰이 성폭행 의혹을 받는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에 대한 수사를 이번 주중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공소시효에 구애받지 않는 범죄 혐의가 포착됐다고 밝혀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와 피의자 조사는 모두 끝났다"며 "이번 주 내로 (구속영장 신청 등) 수사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 전 감독이 혐의를 인정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피해자) 17명 각각의 사안에 따라 내용이 달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좀 더 진술 내용을 분석하고 법리를 검토해서 가급적 빨리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전 감독의 혐의에는 비교적 최근에 벌어진 사건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의 성폭력 혐의가 대부분 친고죄가 폐지된 2013년 전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공소시효 등의 문제로 혐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성폭력 관련 직접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건이 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성폭행 또는 성추행이 일어나더라도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와 처벌이 가능했고 고소할 수 있는 기간도 피해발생 시점부터 6개월 내에 불과했다.

'상습' 추행은 2010년부터 피해자 고소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바뀌었기 때문에 2010~2013년 사이에 관련 범죄도 처벌할 수 있다.

경찰은 주말인 17일과 18일 이틀간 이 전 감독에 대해 28시간 동안 강도 높게 조사를 진행했다.

이 전 감독은 18일 밤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틀 동안 소명한 내용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피해자들의 진술내용 중심으로 그에 대해서 성실하게 답변했다"며 "다시 한번 피해자들에게 죄송하고 사죄한다"고 말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이 전 감독은 "일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은 최대한 사실대로 진술했다"며 "제가 판단할 때 왜곡됐거나 오해가 있는 부분은 수정을 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현재 미투 폭로와 관련해 △수사 4건 △내사 7건 △사실확인 중 15건 등 총 26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 사건을 비롯해 래퍼 던말릭, 중앙대 강사 A씨, 사진작가 로타 등이 수사 대상이다. 김기덕 감독 등이 내사 대상에 올라 있고 배우 조재현 의혹 등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