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서 '짝퉁' 사기당해 만든 회사…AI로 진품 판별하는 운동화사이트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힙합가수 칸예 웨스트가 아디다스와 협업해 출시한 '이지부스트'. /사진=Flicker

"나이키 정품 운동화에서는 특유의 공장냄새가 납니다. 가짜와는 확연히 다른 냄새 말이죠."

2015년 운동화 거래사이트 '고트(GOAT)'를 창업한 에디 루. 그가 미국 전자상거래회사 이베이에서 가짜 운동화를 산 후 억울해서 만든 회사다.

첫 매출은 8000달러에 불과했다. 몇 달 동안 지지부진했던 매출은 같은 해 말부터 반전을 맞았다. 미국의 힙합스타 칸예 웨스트가 아디다스와 함께 '이지부스트 350'라는 한정판 신발을 출시했는데 이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급상승한 것이다.

당시 리세일(재판매) 가격은 1500달러까지 치솟았다. 고트는 이를 훨씬 싼 가격에 팔면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탔다.

운동화시장은 2016년 기준 175억달러(약 18조7000억원)에 달하는 거대시장. 이중 리세일 시장은 10억달러(약 1조7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들어 성장세가 무서운데 한정판 운동화 출시가 늘어나면서 '운동화 수집가'들이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이키가 첫 번째 ‘에어조던’ 시리즈를 발매한지 3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한정판 조던 구입을 위해 줄을 서서 구매한다.

고트의 회원 수는 현재 6백만명. 이중 판매자는 7만5000여명 정도이다. 이들이 파는 운동화가 평균 200~400달러의 고가인 점을 고려하면 고트의 연매출은 500만~1000만달러(약 53~107억원) 사이일 것으로 추정된다.

고트가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짝퉁' 없는 청정거래를 보증하기 때문이다. AI(인공지능)와 전문가가 이중으로 검사해 가짜를 원천 차단한다. 판매자는 먼저 고트의 양식에 맞게 제품사진을 보낸다. 그러면 AI가 방대한 이미지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진품 여부를 판별한다.

또 판매가 결정되면 판매자는 고트 본사로 제품을 보낸다. 그러면 전문가들이 신발의 진품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무게, 글자 폰트, 심지어 냄새까지 정밀하게 검사한다.

고트는 한정판 모델만 다뤄선 성장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일반 운동화로도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3760만달러(약 403억원) 투자도 받았다.

고트에 등록 대기 중인 판매자도 1만여명이 넘는다. 고트는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이 진품인지 검증할 때까지 섣불리 판매 허가를 내주지 않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