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하다"…삼양家 오너 사촌간 독립경영 공고화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삼양그룹 창업자 손자들이 계열사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나눠 맡는다. 사촌 간 독립 경영체제가 공고화되는 모습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양홀딩스 (68,000원 ▲800 +1.19%)는 오는 23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윤재엽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윤 부사장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양사에 입사해 운영그룹장과 재경실장을 역임했다.

이에 따라 삼양홀딩스의 사내이사진은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사회 의장)과 윤 부사장 체제로 개편된다. 오너 일가 중 삼양홀딩스 이사진에 남아있는 인사는 김윤 회장이 유일하다.

삼양그룹은 김연수 창업주의 3남인 고(故) 김상홍 명예회장이 작고한 뒤 5남인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어 김윤 회장을 비롯해 김량·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 등 손자 4명이 모두 경영에 참여하는 '사촌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김윤 회장과 김량 부회장은 고 김상홍 회장 아들이다. 김원 부회장, 김정 부회장은 김상하 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삼양홀딩스 사내이사였던 김원 부회장과 김량 부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삼양사 (68,000원 ▲800 +1.19%) 사내이사를 맡는다. 삼양사는 오는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두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두 부회장 중 한 명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김정 부회장은 지난 16일 삼양패키징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승진과 함께 삼양패키징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삼양사에 입사해 삼남석유화학 부사장, 삼양사 사장, 삼양홀딩스 사장을 지냈다.

재계 관계자는 "김정 부회장 승진과 오너가의 계열사 이동으로 사촌 간 독립 경영체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오너 일가의 계열사 경영 참여가 강화되면서 전문 경영인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계열사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