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證 M&A 무기한 연기 우려…DGB금융지주 '좌불안석'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이달 말로 예정됐던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M&A(인수·합병)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영권 인수를 매듭지으려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증권업계 각종 인허가 사안과 맞물려 심사 일정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오는 29일 열리는 하이투자증권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정관 변경 및 이사회 교체를 실시하고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려던 일정을 연기했다.

이를 위한 전제조건인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 편입 승인에 제동이 걸리면서다. 당초 DGB금융지주는 지주사의 M&A에 대해선 감독당국이 가장 엄격하게 살피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치지 않는 만큼 일정대로 순항할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최근 감독당국 심사가 더디게 진행되자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가 M&A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 일정 연기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지주회사의 자회사 편입은 대주주 적격성 여부를 따지지 않지만, 금융당국이 박 회장의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DGB금융지주도 최근 당국이 서류 보완을 요청한 진의가 심사 일정을 연기하려는 명분으로 판단해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영권 매각 당사자인 하이투자증권과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 및 현대선물의 경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주주 변경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관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M&A를 앞두고 사명 개편 및 시너지 확대 방안을 추진하던 내부 전략도 제동이 걸렸다. 1월부터 DGB금융지주와 하이투자증권 직원들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PMI(인수 후 통합)를 검토해 왔다.

하이투자증권의 새 사명은 DGB금융투자 또는 DGB하이투자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이자산운용과 DGB자산운용의 합병, 각자 운용, 분리 매각도 주요 사안으로 다뤄지고 있는데 현재로선 결정을 유보한 상태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기관투자자가 경영권 매각 일정을 문의하는데 일정조차 대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국의 조속한 결정이 나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