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일타쌍피'?…'초당 10연사' 풀프레임 미러리스 출격

소니코리아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7 III' 출시 행사를 갖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소니가 200만원대 풀프레임(35mm 필름 대응 1대1 풀사이즈 규격)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한다. 350만원 이상 고급 풀프레임 기종에나 있는 첨단 카메라 기술들이 대거 탑재됐지만 출시 가격은 200만원대다. 풀프레임 카메라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소니코리아는 1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보급형 풀프레임 기종 ‘a7 III(알파7마크3)’를 내달 10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a7 III’는 이미지 센서 촬상면이 일반 35mm 필름 카메라 필름규격과 동일하다. 이같은 풀프레임 기종은 35mm 기준 렌즈 화각 그대로 왜곡 없이 쓸 수 있고, 넓은 센서 면적의 특성상 노이즈와 계조, 심도 표현이 유리해 전문가나 하이 아마추어들이 주로 쓴다. 카메라 메이커들이 자존심을 건 기술 대결을 펼치는 플래그십 제품군이기도 하다.

소니 ‘a7 III’의 강점은 뛰어난 가성비. 새로 개발된 2420화소 엑스모어(Exmor) CMOS 이미지센서는 데이터 처리시간을 종전 대비 1.8배 줄여준다. 초당 연사속도도 종전 대비 2배 빠르다. 자동초점(AF), 자동노출(AE) 추적 상태에서 초당 10장까지 무소음으로 촬영할 수 있다. 이미지 영역의 93%에 해당하는 693개 위상차 검출 AF 포인트와 425개 밀집 위치 컨트라스트 감지 AG포인트는 움직이는 피사체를 거의 실시간 잡아낼 수 있는 수준. 감도(ISO 51200) 역시 기존 기종보다 2배 가량 확장했다. 어두운 곳에서도 노이즈 없이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인물사진 촬영시 움직이는 피사체의 눈동자를 추적해 최적의 초점을 유지해주는 아이 AF(Eye AF) 기능도 달려있다.

이들 기능은 캐논, 니콘 등 경쟁사 중급 풀프레임 기종은 물론 소니 풀프레임 상위 기종(a7m, a7rIII)을 위협할 정도다. 그럼에도 가격은 249만9000원(바디 기준)에 불과하다. 소니코리아 배지훈 디지털이미징마케팅부장은 “기존 400만~500만원대 고가 풀프레임 제품에 있던 최고급 카메라 기술들이 적용된 획기적인 보급형 제품”이라고 말했다. 일부 카메라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 제품을 ‘팀킬’이라도 부르는 이유다.


소니가 보급형 풀프레임 카메라를 내놓은 건 일타쌍피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체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카메라 시장이 ‘미러리스’와 ‘풀프레임’ 기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2010년부터 소니가 7년 연속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풀프레임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 니콘의 아성은 여전히 두텁다. 200만원대 보급형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기종으로 전문가 수요는 물론 하이 아마추어 사용자까지 자사 고객층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경쟁사들이 쉽게 진입할 수 없도록 미러리스 시장 진입 장벽을 한층 더 높여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캐논, 니콘은 현재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오쿠라 키쿠오 소니코리아 컨슈머 프로덕트 부문 사장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패러다임을 풀프레임으로 전환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질을 높이겠다”며 “전체 카메라 시장에서 풀프레임 카메라의 기준을 한층 높여 고객 감동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