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되나…공청회 전문가 3:1 우세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 등 관계자들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3.19.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소상공인이 다수 진출한 특정 품목에 대기업 진출을 금지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논의를 앞두고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위반 시 대기업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회는 20일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법률안 공청회를 열고 관련 전문가 4인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공개된 공청회 진술요지서에 따르면 이들 중 3인은 이행강제금을 포함한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창영 법무법인 정도 변호사는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가 지연되면서 재지정 후 만료 업종은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현행제도의 불완전성을 조정하기 위해서 시급하게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011년부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특정 업종이나 품목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 제한을 권고했다. 그러나 제한 권고기간 '3+3년'에 당사자간 합의에 의한 운영방식이다 보니 기간만료에 따른 재지정 논란이 이어졌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제조업 49개 품목이 해제됐지만 해법이 없어 올해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해제를 유예해왔다.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의 최대 쟁점은 업종·품목 등을 어디까지 두느냐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신청 대상의 제한을 두지 않는 반면,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안은 기존 적합업종 중 해제업종을 대상으로 한다. 권순종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는 "적합업종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법률 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 의원 안에 손을 들었다.

반면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 보호라는 공익과 재산권 침해 우려가 있다"며 "통상마찰 유발 가능성이 있고 실익도 특정되지 않는다"며 법 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선 정 의원 안처럼 해제업종·품목을 우선 대상으로 처리하고 점차적으로 확대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이동주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공청회 진술요지서를 통해 "법 제정이 시급하다"면서도 "만료되는 품목을 우선 적용하고 시행 후 타 업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밝혔다.

대기업이 동반위의 권고안을 위반했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는 현행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법제화를 전제로 양 변호사, 권 이사, 이 연구위원은 이행강제금 부과의 필요성을 언급한 반면 양 교수는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이날 공정회를 바탕으로 4월 임시국회에서 법제화에 대한 본격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는 19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생계형 적합업종의 법제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회는 "제과점, 화원, 슈퍼, 음식점업, 계란 도매업, 자판기 운영업, 인테리어업, 대리운전업 심지어는 애완동물판매업 등 거의 모든 소상공인 업종에서 대기업의 침탈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