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차만별 한방보험금 개선 시동…손보업계 TF 가동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 급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진료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아 천차만별인 한방진료비와 관련한 종합적인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에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인 국내 11개 손해보험사는 지난달 손보협회를 중심으로 ‘한방진료 종합개선대책 TF’(이하 한방진료 TF)를 꾸리고 제도 개선을 위해 건의할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한방진료의 비급여 항목에 대해선 공통 기준이 없어 매년 과잉진료가 크게 늘고 있다”며 “TF를 통해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 국토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환자도 본인부담금을 내지만 자동차보험은 본인부담금이 전혀 없다. 자동차사고로 치료를 받게 되면 비급여 진료로 분류되는 첩약, 약침, 한방물리요법 등을 한 푼의 자기 부담도 없이 자동차보험으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비급여 진료는 진료항목과 진료비가 병원마다 제각각인데 특히 한방은 침과 약재 가격이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약재의 성분을 확인하기 어렵고 처방이 교통사고로 인한 질병이나 상해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방진료 TF는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약제인 급여약제를 우선 사용하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건의하기로 했다. 건강보험에서 인정하는 저렴한 약제 대신 비싼 첩약을 쓰는 사례를 최대한 막기 위해 급여약제를 우선 처방하고 급여약제로 대체하기 힘든 경우에만 비급여약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첩약처방 기준을 세분화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해 건의하기로 했다. 일부 한방병원의 경우 환자의 상태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자동차보험에서 정해놓은 첩약 최고 기준인 10일치를 한꺼번에 처방하는 등 과잉진료가 잦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양약의 경우 1~2일치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약은 대부분 한번에 10일치를 처방한다”며 “경상환자의 경우 5일 이내로 처방하는 등 환자 증상에 따라 세분화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정부도 한방진료의 비급여 항목에 대해 관리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어 업계 차원에서 관련 기준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2014년 2698억원에서 2015년 3580억원, 2016년 4635억원으로 매년 30% 남짓씩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