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 공동체 살리고, 치아 건강도 살리는 '치과주치의'

건강한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건강한마을치과 입구의 모습, 조합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사진=신재은 에디터

“나 이가 썩은 것 같은데 혹시 과잉진료 안 하는 치과 알아?”


온라인이며 오프라인이며 할 것 없이 치과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과잉진료 고민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건강을 걱정하고 조합원이 병원 경영을 응원 또는 견제하며 함께 꾸려가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이 만든 치과

이익만을 생각하는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를 생각하는 병원. 성동구에 위치한 '건강한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건강한의료조합)이 운영하는 ‘건강한마을치과’다.

건강한의료조합은 조합원과 지역사회의 건강을 위해 모인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다. 지난 2013년 12월 512명 발기인의 동의로 설립, 2014년 10월 건강한마을치과를 성동구에 개원했다. 조합원은 1,120여 명으로, 기존 조합원들의 소개를 통해 조합원이 계속 늘고 있다.

환자가 진료받고 있는 모습 /사진=신재은 에디터

치과로 조합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김현근 사무국장은 “초기 창립 멤버 중 치과 종사자들이 많았고,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를 비롯해 의사, 치위생사 등 전문 인력이 도움을 주어 치과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건강한의료조합은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을 표방한다. 조합원들이 환자의 입장에서 병영 경영을 들여다본다. 과잉 진료 여부, 지역 구강보건 사업 시행 여부, 보험·비보험 매출액 비율 적절성 등이다.

김 사무국장은 “조합원들에게 조합 운영에 대한 배당금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가치에 따라 병원이 운영되고 있는지 매 총회 때마다 확인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의사는 책임감을, 환자는 신뢰를

서영택 건강한마을치과 원장의 모습/사진=신재은 에디터

서영택 건강한마을치과 원장은 이 병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책임감에 대해 설명했다. 서 원장은 “일반 병원에서도 환자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진료에 임하지만, 조합원이 손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병원에서의 책임감은 더 크다”고 말하며 “각종 행사, 총회 등에서 환자와의 만남이 잦은 만큼 조합원들의 건강을 계속 유지·관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예방’과 ‘치과주치의’가 목표

건강한마을치과는 ‘치과 주치의’ 시스템과 ‘예방’에 초점을 맞춰 운영한다. 구강 강좌, 올바른 치아관리 캠페인 등을 진행한다. 서 원장은 “아플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닌 예방 및 관리를 통해 건강을 관리해줄 수 있는 병원을 표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서 원장은 환자의 '치과공포증'에 병원이 공감해야 함을 강조한다. 서 원장은 "치과를 찾으시는 환자분들이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경제적 고통도 느끼시는 것을 알고 있다”며 “경제적 문제에도 공감하고 고민하는 치과를 꾸려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건강한의료조합은 ‘치아 건강’에 국한돼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운동 소모임, 걷기 모임, 건강 밥상 만들기 등이 그것. 김 사무국장은 “우리 조합과 병원을 통해서 지역 주민들이 건강해지고, 모임 등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가 재생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의료조합은 올해도 성동구의 취약계층지원사업 등 지역 건강 증진을 위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