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전 佛 대통령, 불법 대선자금 수수혐의로 구금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금됐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몽드지에 따르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 교외 낭테르 경찰서에서 2007년 프랑스 대선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로부터 불법 대선자금 수백만유로를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48시간 동안 조사할 예정이다. 이후로는 수사 판사가 구금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임기를 지내고 재임에 도전했으나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2014년 경기 침체를 틈타 보수 공화당 대표로 복귀해 극우 성향의 정책을 내세웠지만 부패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경선에서부터 참패하며 정계 은퇴 선언을 했다.

당시 공화당 경선 판세를 뒤흔든 것이 이번 혐의와 관련된 증언이었다. 레바논계 프랑스인 사업가 지아드 타키에딘은 프랑스 탐사보도 매체 메디아파르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직접 500만유로(약 63억원)가 든 여행가방을 사르코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국영방송 프랑스 3(France-3)는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2007년 프랑스 대선 당시 후보였던 사르코지에게 자금을 지원했다며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은 나"라고 밝힌 음성 녹음을 공개했다.

결국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14년 프랑스 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경찰에 구금돼 조사받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와 별도로 로레알 상속인인 릴리안 베탕쿠르와 홍보회사 '비그말리옹'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까지 있다. 그는 판사를 매수하고 차명 휴대전화까지 개통하며 수사망을 집요하게 지연시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