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인기에 보조금 대란? 정부 '추경' 꺼내들까

머니투데이

세종=정혜윤 기자

현대자동차가 만든 수소전기차 '넥쏘(NEXO)'가 하루 만에 700대 넘게 예약됐지만 정부 보조금 정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보조금 대란'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일 넥쏘 예약 판매를 시작한 첫날 733대를 계약했다고 20일 밝혔다. 수소차는 국고로 대당 2250만원을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가 1000~1250만원의 보조금을 준다. 6890만원대 수소차를 최대 3500만원을 지원받아 절반 값에 살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올해 환경부 보조금 예산이 약 240대 정도만 지원할 수 있다는 분량이란 점이다. 연간 보조금이 하루 예약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 현대차는 다음달 공식 출시 전까지 예약판매를 계속할 예정이라 계약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난 19일 넥쏘 예약구매자 3명 중 1명만 정부 보조금을 받아갈 수 있고 나머지는 7000만원 가량을 주고 차량을 사야 한다.

이미 올해 예산을 각 지자체에 내려보낸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하지만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검토된 게 없다"고 말했다. 사전예약이 실제 예약으로 이어질지 두고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추경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기획재정부와 구체적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 없다"며 "실제 보조금이 소진되는 시장 상황을 보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기재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 관련 추경을 추진한 가운데 이와는 사안이 다른 수소차 보조금을 위해 추경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소차 판매급증의 또 다른 문제는 충전 인프라다. 현재 전국 수소충전소는 11곳에 불과하다. 정부 관계자는 "충전 가능한 인프라가 제한적이라 충전소를 늘리는 방안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