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한 국가 무역 규제, 도미노 야기…전염성 유의"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기술발전과 금융 세션에서 암호화폐 관련한 선도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8.3.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G20(주요20개국) 경제 수장 앞에서 "한 국가의 무역 규제가 여타국의 보복을 일으켜 '무역규제 도미노'를 야기하는 높은 전염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촉발한 무역 전쟁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9~2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렸다. 주요 의제는 △세계 경제 위험요인 △일의 미래 △암호화 자산(가상통화) 등이었다. 각국 경제 수장은 주요 의제에 대한 분석과 정책 대응 방향을 발표·논의했다.

김 부총리는 세계 경제에 대해 "동조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발생하고 있는 통상 마찰은 주요 위험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총리는 이어 통상 마찰이 세계 경제에 끼치는 파장을 줄이기 위해 여러 측면의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대외부문 불균형이 심화되지 않도록 거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경제 포용성 강화, 성장의 질 개선 등을 통해 보호무역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G20 회원국들은 암호화 자산이 소비자·투자자 보호에 취약하고 조세회피 및 범죄악용 우려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면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금융안정위원회(FSB) 등 국제기구 중심으로 국제공조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김 부총리는 "암호화 자산과 관련한 각국 규제 차이로 차익거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국경 간 자본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G20 차원의 공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불공정 거래행위 단속, 거래업체 보안 강화 등을 추진했다"며 "암호화 자산 거래 투명화를 위해 거래실명제,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배포 등도 시행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김 부총리는 오는 6월 서울에서 암호화 자산, 블록체인 기술, 자본흐름 등에 대한 국제금융 컨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20 회원국들은 또 디지털 기술혁신이 노동시장·생산성·불평등에 끼치는 영향도 진단했다. 기술 진보는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기존 일자리 감소, 소득 불평등 심화라는 단점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분배 정책, 새로운 일자리 보호를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구체적인 정책 수단은 7월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의장국인 아르헨티나 주도로 제시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 정부는 실업급여 확대,합리적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 인적자본 강화 등으로 기술변화에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고 있다"며 "보건·물류·핀테크 육성 등 기술을 활용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민간 부문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성과를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