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결혼 건수 43년만에 최저…'초강력' 저출산 쇼크 온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43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인구 수를 감안한 혼인율은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저였다. 결혼 적령기 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청년실업률, 전세값이 상승한 것이 이유로 거론된다. 혼인 통계는 수년 뒤 출산율을 가늠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저출산 현상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7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6만4455 건으로 전년도보다 1만7180 건, 6.1% 감소했다. 1974년 25만9600 건 이래 최소치다.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6년 연속 감소했다.

◇30대 혼인 건수 男 10.3%, 女 9.0% 감소 = 혼인 건수는 1996년 43만4911 건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국제통화금융(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1997년 이래 20여년 동안 30만 건 대를 유지했지만 2016년(28만1635 건)과 지난해엔 2년 연속 20만명 건 대에 머물고 있다.

인구 1000 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지난해 5.2 건을 나타내 1970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저치였다. 역시 6년 연속 하락했다.

혼인 건수를 연령별로 보면 남자의 경우 44세 이하는 모두 감소했다. 특히 30대 초반(30∼34세) 혼인 건수 감소율은 전년 대비 10.3%에 달했다. 여자도 30대 초반 혼인 건수가 9.0% 줄었다.


혼인 건수 감소에 대해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작년의 경우 30대 초반 인구가 전년 대비 5.6% 줄어들었다"며 "혼인은 독립 생계를 전제로 하는데, 청년 실업률이 높아진 데다 전세가격도 계속 상승해 상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30대가 혼인도 가장 많이 하고 아이도 많이 낳는 나이인데 혼인이 급격히 감소해 향후 출생아 숫자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실업자 43만명)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주택 전세가는 0.6% 상승했다.

혼인 건수는 출산에 영향을 미친다. 결혼 후 2년 내에 첫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출생아 수가 2013년 이래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감소한 것은 혼인 건수가 2012년 이래 계속 감소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혼인 건수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 연속 증가(2.0%, 1.8%, 5.2%, 3.9%)하자 출생아 수는 2006년 3.0%, 2007년 10.0% 증가했었다.

따라서 당분간 출생아 수 감소세가 멈출 확률은 희박해졌다. 이미 지난해 출생아 수는 처음으로 40만 명 아래(35만7700명)로 떨어졌고,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1.05명을 기록했다.

◇초혼 연령, 10년 전보다 2살 높아져 = 초혼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남자와 여자의 평균 초혼 연령은 32.9세와 30.2세였다. 전년도에 비해서는 각각 0.2세, 0.1세 높아졌으며 10년 전보다는 1.8세, 2.2세 상승했다.

남녀 평균 초혼연령 차이는 2.7세로 2006년 3.25세를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초혼 부부 중 여자가 연상인 부부는 16.9%였으며 동갑인 경우가 15.9%였다. 여자 연상 부부 비중은 전년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시도별 혼인 건수는 세종이 7.2% 증가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감소했다. 서울은 6.7% 줄었다.

지난해 외국인과 혼인한 경우는 2만800 건으로 전년보다 200 건, 1.2% 증가했다. 아내가 외국인일 경우 국적은 베트남(36.1%), 중국(26.1%), 태국(6.8%) 순이었다. 남편이 외국인이라면 국적은 중국(25.5%), 미국(23.3%), 베트남(9.8%) 순으로 많았다.

또 지난해 이혼은 10만6000 건으로 전년보다 1300 건, 1.2% 감소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는 47.6세, 여자는 44.0세였다. 각각 전년보다 0.4세씩 올라갔으며 10년 전보다는 남자는 4.4세, 여자는 4.5세 높아졌다.

60세 이상 이혼 건수가 남자의 경우 10.7%, 여자의 경우 16.2% 증가하는 등 '황혼이혼'은 증가했다.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 기간은 15.0 년으로 전년보다 0.3년 증가했으며, 혼인 지속 기간 20년 이상이 31.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