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팸족' 1000만 시대, 뜨거운 반려묘 시장을 잡아라

가수 산다라박과 반려묘. /사진=뉴시스

#김미정(38·가명)씨는 아이를 낳지 않는 대신, 고양이를 키우며 '냥집사'로 살고 있다. 맞벌이 부부라서 집을 비우는 경우가 잦은데, 고양이는 돌봐주지 않아도 혼자 잘 놀아 고마울 뿐이다. 김씨는 미안한 마음을 담아 사료만큼은 최고급 제품을 먹인다. 김씨는 "결혼 전부터 키우던 고양이어서 가족이나 마찬가지"라며 "음식도 신경써서 좋은 제품으로만 고른다"고 말했다.

펫팸(Pet-Family)족 1000만 시대, 식품업계가 잇따라 반려묘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 속 외로움을 많이 타는 개보다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선호하는 사례가 늘면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잡식성인 개와 달리 고양이는 100% 육식동물이어서 재료 구성이 까다롭고, 이에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이 잘 팔리는 것도 매력적이다.


2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지난해 2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는 6조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려묘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견의 수는 2012년 440만 마리에서 지난해 662만여 마리로 1.5배 증가한 반면, 반려묘는 116만 마리에서 233만 마리로 2배 증가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지난해 반려묘의 숫자가 반려견을 넘어서, 최고 인기 반려동물에 등극했다.

실제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반려동물용품 판매는 전년대비 4% 신장했다. 이 중 고양이 용품은 17% 성장한 반면, 강아지 용품은 1%에 그쳤다. 옥션에서는 이 같은 추이가 더욱 두드러져 고양이용품은 32%, 강아지용품은 14% 신장됐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도 반려묘 시장을 겨냥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날 동원F&B (36,700원 0.00%)의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은 국내 최초로 참치알을 넣은 반려묘용 습식 파우치 '뉴트리플랜 모이스트루' 4종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자발적 수분 섭취가 취약한 고양이들을 위한 습식 사료로, 80g 소파우치로 만들어져 휴대 및 이동이 편리하다. 필수 아미노산인 타우린과 아르기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참치 붉은 살과 단백질, 오메가-3 지방산 및 미네랄이 풍부하며 기호성이 높은 참치알을 담았다.

27년간 일본시장에 고양이 습식캔 5억캔 이상을 수출해온 동원F&B는 올해 처음 펫푸드 전담 부서를 만드는 한편, 30억원을 들여 창원공장 펫푸드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관련 투자를 점차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국내 최초로 횟감용 참치를 넣어 만든 고급 영양간식 '고메트릿' 5 종으로 반려묘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8월 '스페셜데이', 10월말에는 '그레인프리'를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풀무원 (12,340원 ▲210 +1.73%)건강생활의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도 전날 반려묘용 신제품 '아미오 그레인 프리' 3종을 내놓으며 반려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육식동물인 고양이의 특성에 맞춰 전 연령이 섭취할 수 있는 '키튼&어덜트', 요로계 건강관리용 '유리너리', 체중조절용 '슬림업' 등 3종으로 구성했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지난해 9월 펫푸드 브랜드 '비욘드'를 선보이면서 반려묘용 사료 '그레인 프리 닭고기 흰살과 달걀', '그레인 프리 흰살 바다 생선과 달걀'을 내놨고, 사조산업 (36,500원 ▲150 +0.41%)도 지난해 펫푸드 브랜드 '러브잇'을 론칭하면서 고양이 사료 7종을 출시했다. 이밖에 고양이 전용 자동화장실, 유기농 '하이캣닢' 등까지 다양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펫푸드 산업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빙그레 (70,800원 ▲600 +0.85%)는 전날 '빙고'와 '에버그로' 중 하나를 펫푸드 브랜드로 정해 조만간 관련 사업에 뛰어들 계획을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양이는 육식동물이라 개보다 까다로워 업력과 기술력이 된 식품업체들이 사료시장에 뛰어든다"며 "1·2인 가구가 늘고 있어 반려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 아미오 그레인 프리 3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