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겨냥한 53조원 규모 '관세 패키지' 발표 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부인 멜라니아 여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이 2017년 11월 9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궁전에 들어가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럼프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500억 달러(약 53조 원) 규모의 대중(對中) '관세 패키지'를 발표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정부 관료의 발언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0여 가지의 중국 상품에 관세를 물리는 내용의 관세 패키지를 이날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세 패키지에는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는 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간은 미국 시장이 폐장한 뒤로 예상되지만, 미 워싱턴 D.C에 눈 폭풍이 닥치면서 정부 청사가 문을 닫는 상황 때문에 변경될 여지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500억 달러라는 관세 규모는 중국이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함으로써 미국이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제적 손실을 근거로 두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작년 8월부터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사례를 조사했고 그 결과를 백악관에 보고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침해당한 미국의 지식재산권 피해 규모가 연 3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패키지가 최소 300억 달러는 될 것이란 추정이 나왔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21일 미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패키지에 대한) 결정을 곧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세 패키지가 발표된다고 해서 곧바로 실행되는 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어떤 수입품에 대해서 관세를 부과할지 미국 기업들의 견해를 취합하고 이를 토대로 최종 세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동맹국과 관세 면제 관련 협상을 4월 말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했다. 협상이 완료되기 전까지 일부 국가에 한해서 관세 부과를 유예한다는 것이다.

라이트하이저는 현재 관세 면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나라로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언급했다. WSJ는 "이들과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 미국의 동맹국들이 대거 관세를 면제받는다면 사실상 러시아와 중국만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당초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세 가지 안 중 '특정 국가에 대한 선별적 관세'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WSJ는 해석했다. 앞서 로스 장관은 철강과 관련해 한국, 중국, 러시아, 브라질, 베트남 등 12개국을 표적으로 53%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