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첫 상장한 토종 가상통화 '아이콘', 하루에 35% 폭등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더루프가 발행한 가상통화(암호화폐) ‘아이콘’(ICON)이 토종 가상통화로는 처음으로 국내 거래사이트에 상장되며 하루새 가격이 30% 이상 급등했다. 기존 거래가 가능한 외국 거래사이트에 투기 세력이 몰리며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500여 종의 가상통화 거래정보를 제공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 기준 아이콘은 전날 대비 35.2% 오른 3.76달러(약 403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표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이 전날 대비 0.6%, 이더리움이 1.7%, 리플이 2.8%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이는 지난 21일 오후 7시부터 국내 대표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인 빗썸에 상장되며 국내 거래가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아이콘은 바이낸스, 후오비, 오케이이엑스, 힛비티씨 등 외국 거래사이트에서만 거래가 가능했다. 아이콘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빗썸에서 3987원에 거래되며 상장 하루도 되지 않아 총 58억9991만원이 거래됐다.

코인마켓캡에 아직 빗썸 거래가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가격이 국내 가격보다 높게 형성돼 있는 셈이다. 빗썸에서 아이콘 거래가 급증한 것은 기존에 아이콘이 거래됐던 해외 거래사이트에서 물량을 대거 사들여 국내에서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한 투기 세력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콘은 빗썸이 지난해 12월 이오스 상장 이후 3개월만에 처음 상장한 가상통화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검증받은 가상통화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거래사이트 상장 후 가격이 폭등하는 경우가 많아 웃돈을 주고라도 해외에서 사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이콘은 국내 디지털금융 전문기업인 데일리인텔리전스의 자회사인 더루프가 지난해 8월 개발한 토종 가상통화로 국내 기업이 개발한 가상통화 중에서는 세계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아이콘의 총 가치는 14억8609만달러(약 1조5925억원)로 전 세계 가상통화 중 19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콘의 시가총액은 가격 하락으로 지난 1월말 4조원대에서 급감한 것이다.

아이콘은 전세계 모든 종류의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탈중앙화 네트워크를 표방하고 있다. 금융, 보험, 의료, 학계 등 다양한 영역의 블록체인을 ‘아이콘 프로젝트’를 통해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루프가 개발한 블록체인 ‘루프체인’을 통해 각 영역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거대한 블록체인을 구성하는게 핵심이다.

더루프는 국내 금융당국이 지난해 9월부터 가상통화 공개(ICO)를 전면 금지해 스위스에 재단을 설립해 아이콘을 운영하고 있다. ICO 당시 발행가격은 100원이었고 투자모집액은 15만이더리움(약 45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홍콩 거래사이트인 오케이이엑스를 통해 처음 상장돼 거래됐으며 국내에선 빗썸이 처음이다. 같은 데일리금융그룹 계열사인 코인원과 업비트에도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