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순풍에 돛단 주가…프리미엄 입고 '헬지' 오명 벗나

LG전자 (91,200원 ▼1,400 -1.51%)의 TV와 가전제품이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도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과 주가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면서 투심을 자극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가전시장을 선두하는 2위 업체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LG전자가 실적주로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 10만1000원이던 LG전자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1만1500원으로 3주동안 10% 넘게 올랐다. 특히 이날은 장중 52주 최고가인 11만45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주가가 계단식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추세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LG전자 주가가 이같은 상승흐름은 TV와 가전사업 부문의 실적 호조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인 UHD TV와 OLED TV의 출하량이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고,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 여파로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 뉴라이프 가전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LG전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 구축과 뉴라이프 가전 시장 진출이라는 LG전자의 전략은 주효했고 제품 믹스 개선에 힘입어 두 사업 부문 모두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수익률 역시 업계 최고 수준로 양호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의 가전(HA)사업 부문 영업이익률은 7.8%로, 경쟁사인 월풀(5.3%)과 일렉트로룩스(6.1%)에 비해 최대 2.5%포인트 높다.

시장에서는 LG전자의 실적 호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캐시카우인 TV와 가전사업이 선점효과를 바탕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장부품(VC) 사업 역시 올해 손익분기점을 통과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9229억원으로 기존 전망치보다 24% 상향했고, 유진투자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17% 올린 9266억원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을 1조115억원으로 대폭(28%) 올리며 LG전자가 2009년 2분기 이후 35개월만에 분기 최대 영업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증권사는 목표 주가 역시 최대 14만원까지 상향 조정하며 5% 내외의 상승률을 보였다.

관건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휴대폰(MC) 사업 부문의 회복 여부다. 휴대폰 사업부문에서 적자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주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휴대폰 부문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G6의 후속모델 출시도 예상보다 늦은 2분기로 예상돼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LG전자의 휴대폰이 성능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경쟁사 제품과 큰 차이는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결국은 브랜드 가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6 후속모델 출시가 2분기 말로 예상돼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겠지만 부품 및 마케팅 비용은 절감돼 적자폭은 축소될 것"이라며 "제품모듈화와 플랫폼 개선으로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제품 개발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사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적자 규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