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초읽기' MB, 자택 칩거…측근들 속속 집결

이명박 대통령 자택 앞/사진=뉴스1

구속 갈림길 앞에 선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22일 밤까지 자택에서 칩거 중이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등 측근 10여명이 자택으로 모여들었다.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주변엔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자택 밖으로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택 앞은 교통통행이 통제돼 신분이 확인된 취재진 차량 등만 오갈 수 있는 상황이다. 자택 정문 앞에는 철제 펜스도 설치됐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평소보다 많은 경력 약 50여명을 배치하며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담기 위해 몰린 취재진 100여명만이 자택 인근에 늘어섰다. 이 전 대통령이 1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을 때 열띤 분위기와 비슷했다. 자택 인근에는 방송사 중계 차량도 여럿 주차돼 있다.

이날 오후부터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찬성하는 소수의 시민들이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한 남성은 오후 8시쯤 "이명박을 구속하라"고 외치며 'MB 구속 적폐청산'이라는 피켓을 들고 섰다. 또 다른 남성은 '이명박 안녕 이명박 구속'이라 쓰여진 피켓을 들고 "이명박을 구속할 때가 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과 잠시 충돌을 벌였다가 격리조치됐다.

이날 오후부터 측근들이 속속 자택으로 집결했다. 오후 4시47분쯤 김 전 수석과 김황식 전 총리가 자택에 들어갔다가 한 시간 뒤 다시 나왔다. 오후 8시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백용호 전 공정거래위원장, 권 의원과 장제원 한국당 의원이 잇따라 입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 당시 그를 수행했던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합류가 무산된 정동기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자택에 들어갔다.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해진 전 의원, 이재오 전 의원,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도 입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취소하고 서류심사만으로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이날 밤, 늦어도 23일 새벽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검찰은 구속영장 집행을 위해 이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한다. 이 경우 이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로 압송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