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제재, 태양광·철강 다음은 우라늄?

미국 국가별 우라늄 수입 비중/자료=블룸버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라늄을 다음 무역제재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23일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월 수입 태양광패널에 이어 최근에는 철강·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며 다음엔 우라늄에 비슷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우라늄업계는 원자력발전소들이 외국산 우라늄 사용을 늘리고 있다며 상무부에 조치를 촉구해왔다. 철강과 알루미늄처럼 우라늄에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 제한조치를 취해달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이 조항의 '국가안보위협'을 이유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브라이언 릴리 미국 납세자연맹(NTU) 자유무역 담당자는 "우라늄 이슈는 확실히 트럼프 행정부에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며 국가안보위협을 명분으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수입 제재 조치를 취한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산업에 대해서도 같은 주장을 하기 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간 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기로 하면서 "많은 조치 가운데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방위 무역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미국 상무부는 산하 산업안보국이 이미 우라늄업체들의 청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 발전소가 2016년에 연료로 쓰기 위해 사들인 우라늄은 약 5060만파운드다. 이 가운데 89%가 수입산이다. 수입 비중은 캐나다가 25%로 가장 높고 카자흐스탄(24%), 호주(20%), 러시아(14%) 등의 순이었다. 중국 비중은 브라질·불가리아·독일 등과 합쳐 2%에 불과했다.

미국 원자력 발전소들은 우라늄 수입 제한에 따른 비용 부담을 우려한다. 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원자력에너지연구소는 전날 전력시장이 이미 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 저가 천연가스와 신재생 에너지의 공세도 위협적이라며 정부가 우라늄업계의 청원을 수용하면 원자력 발전소들이 조기 폐쇄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라늄 논쟁을 피해갈 것으로 본다. 케빈 북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 이사는 미국 우라늄업계의 고용자 수가 많지 않은 데다 미국 우라늄 주요 산지인 와이오밍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으로 이미 상당한 연료를 자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