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점화, 韓 중간재 타격받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 5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연간 64조8000억원 규모의 관세폭탄을 부과키로 하면서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품목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간 600억 달러(약 64조8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중국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각서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에 앞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중국산 수입품에 연간 500억 달러(54조원)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500억 달러는 미국의 대중국 수입의 10%에 해당한다. USTR은 15일 이내 산업계의 의견수렴 등을 고쳐 관세부과 대상 품목을 제출해야한다.

이와 관련, USTR은 1300개에 육박하는 관세 부과 대상 품목 후보군을 이미 선정하고 25%의 관세부과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업계에서는 이 같은 미국의 관세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 타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펴낸 '미중 통상분쟁의 전개방향과 우리 수출 영향'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중국 중간재 수요 감소에 의해 한국의 총수출은 0.25% 감소할 전망이다. 2014년 기준 한국의 중국 중간재 수출 중 7.3%가 미국으로 재수출된다.

산업별로는 한국의 대 중국 수출 중 재수출 비중과 중국의 대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전기기기, 섬유, 피혁 등의 품목에 영향이 클 전망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관세부과 품목이 확정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