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마감]美-中 무역전쟁 공포감…주요 증시 기록적 폭락

23일 아시아 주요 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공포감으로 일제히 폭락했다. 일본은 엔고 현상까지 겹치며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섰고, 중국은 보복관세를 주고받는 품목에 따라 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 내린 2만617.86으로 거래를 마쳤다. 2만1000선이 붕괴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도쿄증권거래소 1부 지수인 토픽스도 3.62% 하락한 1664.94로 장을 마쳤다. 토픽스 전체 종목의 7.2%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할 정도였다. 전날만 해도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기업은 1.7%에 불과했다.


특히 미쓰이금속(-5.92%), 닛신제강(-5.46%), 신일철주금(-3.69%), 고베제강(-3.73%) 등 철강 관련 종목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이 주요 동맹국에 대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면제 조처를 내리면서, 일본은 그대로 부과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플랜트, 건설기계, 중공업 관련주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엔고 현상도 투자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2016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달러당 105엔 밑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엔고는 일본 수출 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

투자회사 삭소캐피탈마켓츠의 케이 반 피터슨 글로벌전략가는 "무역 전쟁 가능성으로 향후 2~3주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분석했다. 노리히로 후지토 미쓰비시 UFJ 수석전략가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에 들어가면서 세계 경제 성장도 멈추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엔고 현상도 가속하며 일본 기업들의 올해 수익은 긍정적으로 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고, 내년엔 감소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무역제재에 직접적인 충격을 받은 중국 증시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4% 내린 3153.08로 장을 마쳤으며, 선전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5.2%까지 떨어지면서 2년 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중국 철강주들은 일제히 8~10%대의 폭락세를 보였다. 안양철강은 주가가 10.05% 하락해 전체 종목 중 낙폭이 제일 컸고, 허베이 바오스틸도 주가가 8.5% 급락, 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국에 현지법인을 둔 미국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월풀차이나는 6.2% 하락하면서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농산물 관련주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무역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과일 및 견과류, 돼지고기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 상승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농업 관련 주였다. 간쑤성 둔황 종업은 전거래일 대비 주가가 10.04% 상승했고, 돈육업체 허난 뉴웰풀, 콩 작농업체 하얼빈 하이테크도 각각 10%씩 주가가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오후 4시20분(한국시간) 현재 전날보다 3.08% 하락한 3만114.67을, 대만 자취엔지수는 1.66% 떨어진 1만823.33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