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위협하던 트럼프, 결국 1조3000억 달러 예산안에 서명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1조3000억 달러(약 1402조7000억원) 규모의 2018회계연도 예산안에 서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지만, 수시간만에 전날 의회를 통과한 예산안에 수용함으로써 오는 9월까지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재발하지 않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예산안 서명식에서 전날 하원과 이날 새벽 상원을 각각 통과한 2018회계연도 예산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이슈에 불만이 있지만, 국방예산의 600억 달러 증액이 절충의 가치가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예산안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다시는 이같은 예산안에 결코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회에 말한다"며 "다시는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에 트워터를 통해 "80만명 이상인 다카(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프로그램) 수혜자들이 민주당에 의해 완전히 버려졌고, 우리 국가방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국경장벽에 완전히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예산안에 대한 거부권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불만은 멕사코 국경장벽 예산이 당초 요구한 25억 달러에 한참 부족한 16억 달러만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 마련된 예산안 서명식에 등장, 기자들 앞에서 예산안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가 이날 연방정부 셧다운도 불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총내는 이날 이에 대한 공개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