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연대 "고 박선욱 간호사 '내사종결'은 두번 죽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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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간호사연대가 서울 송파구 성내천 뚝방길에서 고 박선욱 간호사 추모집회를 열고 진상규명 및 태움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2018.3.24/News1© News1

경찰이 '태움' 피해를 호소하던 간호사 고 박선욱씨(27)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지난 19일 '혐의없음'으로 내사종결한 가운데 24일 간호사들이 추모집회를 열고 진상규명과 근본적인 태움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간호사연대와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이날 서울 송파구 성내천 뚝방길에서 '고 박선욱 간호사 추모집회'를 열고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의 고통을 외면하고 넘어간다면 우리 사회는 또다시 안타까운 죽음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간호사연대는 "수많은 언론이 태움을 앞다투어 보도하고 국회에서는 '태움 방지법'까지 발의가 됐지만 서울아산병원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며 유족에 사과도 않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태움은 있었지만 가해 사실은 없다'는 송파경찰서의 발표는 박선욱 간호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서울아산병원과 경찰을 비판했다.

이어 "내사 종결에 유가족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동의가 있었던 것처럼 발표해 유가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라며 "태움의 시스템을 만든 서울아산병원과 이를 방치한 보건복지부는 누가 처벌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움을 방지할 근본적인 해결책도 요구했다.

간호사연대는 "병원도 사람을 '태울' 수 있다"며 "간호사가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업무를 짊어지고 일하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하는 병원의 시스템도 간호사를 '태우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에 참가한 전직 간호사 A씨는 "나도 후배 간호사를 사소한 이유로 야단치고 째려보기도 했다"며 "나는 왜 좋은 간호사가 되지 못했을까 생각했지만 개인의 품성 문제가 아니라 두 사람의 일을 한 사람이 하는 현실이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울먹였다.

또 다른 참가자 B씨는 "정부는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법으로 정해달라"며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정부라면 간호사들의 외침을 들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간호사연대는 "지금이라도 서울아산병원은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을 다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보건복지부는 저비용·고효율을 위해 벌어지는 끔찍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호인력을 충원하고 법·제도 개선 등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라고 정부 차원의 문제 해결도 주장했다.

추모집회를 마친 간호사연대는 촛불을 들고 서울아산병원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추모집회에는 박씨의 유족도 참석했다. 박씨의 어머니 등 유족 3명은 집회 참가자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침통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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