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꾸라지는 한국차 中시장점유율…3년 연속 하락

목포항에서 수출자동차가 선적을 대기하고 있다. 2017.05.23 (사진=목포해수청 제공) /사진=뉴시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한국차 시장점유율이 3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 외에도 중국 로컬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뒤쳐지는 구조적 요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시장의 최근 트렌드를 파악하고 3·4선 도시 등 신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수향 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역은 25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수록된 '중국 자동차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8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의 지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902만대, 판매량은 2888만대로 전 세계 생산, 판매의 약 30%를 차지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구매 잠재력이 높다. 2016년 중국의 1000명당 차량보유수(116대)는 △미국(840대) △일본(605대) △한국(416대)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낮다. 또 자가용 미보유 면허소지자수가 아직까지 약 2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중국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업체의 시장점유율은 하락 추세다. 2014년 9.0%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5년 7.9% △2016년 7.4% △2017년 4.6%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올해 1~2월엔 3.8%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차의 판매 부진은 사드 배치에 따른 반한 감정 등 일시적 요인도 있지만 중국내 브랜드 포지셔닝이 약화된 구조적 요인도 크다는 평가다.

최근 외국합작사에 비해 40~50% 저렴한 중국 로컬브랜드의 가격경쟁력이 높은 가운데 디자인과 안정성도 개선되고 있다. 또 일본업체들은 차종 업그레이드, 가격 인하 등을 통해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로컬브랜드와 일본 업체 사이에서 한국 업체의 중국 시장내 위상이 약화된 셈이다.

/자료=한국은행

실제로 올해 1~2월중 현대자동차(중국합작법인)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29.4% 감소해 10위에 그친 반면, 지리(4위, 62.5% 상승), 상하이승용차(9위, 67.2% 상승)등 중국 로컬업체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부 중국 로컬업체의 SUV와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10~2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시장의 구조변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국내 업체가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중국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 자동차시장에서는 신에너지와 자율주행자동차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에너지·스마트 자동차 기술 관련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환경오염·교통체증 문제로 수요가 제한된 1·2선 도시 시장을 벗어나 최근 구매력이 급증하고 있는 3·4선 도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중국은 각 도시의 경제규모, 정치적인 능력,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기준으로 1~4선 도시로 분류한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은 1선 도시, 난징, 충칭 등은 2선 도시에 해당한다. 3선 도시에는 하얼빈, 쿤밍, 허페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