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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연봉 반토막·3년간 재취업 불가…국민연금 CIO '구인난'

[자본시장 대통령 구인난] (종합)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배규민 기자, 김훈남 기자, 조한송 기자, 진경진 기자 |입력 : 2018.03.29 05:30|조회 : 3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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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계 3대 연기금, 622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자본주의 대통령’. 세계 굴지의 금융 수장들도 머리를 숙인다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자본시장 업계에서 퇴임을 앞둔 노병의 2년짜리 계약직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개월째 공석인 본부장 선발 작업이 진행 중인데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가들로부터 모두 퇴짜를 맞았다. 애국심에 기댄 호소도, 삼고초려도 소용없었다고 하는데, 국민 노후를 책임질 기금운용본부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622조 굴리는 국민연금 CIO…삼고초려에도 명망가 손사래



[자본시장 대통령 구인난]<1>독립성·투명성 개선안 마련 시급…외국인 투자자 실망감 시장 반영될 것

[MT리포트] 연봉 반토막·3년간 재취업 불가…국민연금 CIO '구인난'
"사명감을 갖고 도전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나의 운용 철학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투자 실패까지 떠맡아야 할 것 같아서 고심 끝에 포기했습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자타공인 실력자로 평가받는 A씨는 국민연금 CIO(기금운용본부장) 공모에 지원하지 않은 이유를 이렇게 털어놓았다.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게 더 많은 구조에서 탑클래스 명망가의 지원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에 가깝다.

기금운용본부장을 기피하는 원인으로 △현직에 비해 반토막 수준인 연봉(3억원) △임기 2년(1년 연임 가능)의 단기 근무 △퇴임 후 3년간 유관업종 재취업 금지 △외압에 자유롭지 못한 기금운용의 취약한 독립성 등이 꼽힌다.

연봉이 절반 이하로 깎이고 퇴임 후 3년간 금융업종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는데, '잘나가는' 펀드매니저가 구태여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옮길 이유가 없는 셈이다.

운용규모 622조원에 달하는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기금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막강한 실력자로 대접받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이처럼 후진적인 지배구조 탓에 국내에선 명망가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다.

기금운용본부장이 '구인난'으로 8개월째 공석인 이유다. 스카우트에 사실상 실패하자 공개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 16명 중 대부분 '전직'이거나 '재수'에 나선 경우도 적지 않아 "적임자 선출이 가능하겠냐"는 비관론이 커진다.

'관치' 그림자도 여전하다. 평소에는 기금운용본부가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건복지부나 국민연금공단에서 의사결정을 강요하면 거부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기금운용본부에서 일했던 전직 고위인사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 실장들을 운용본부장 몰래 따로 불러 지시하는 일이 허다했다"고 밝혔다.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토록 영향력을 행사해 실형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MT리포트] 연봉 반토막·3년간 재취업 불가…국민연금 CIO '구인난'
한국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민연금기금의 허술한 지배구조와 인사 난맥에 우려를 표명했다. 외국계 자금을 운용하는 페트라자산운용의 이찬형 부사장은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등 개혁이 지지부진해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실망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기금운용본부를 공사 형태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네덜란드 공적연금도 국민연금처럼 내부에서 운용하다 2008년 자회사인 APG(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를 설립하면서 기금운용부서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기금의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독립이 어렵다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 비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며 "이들이 외부 전문가로부터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투자정책-의결권-성과평가 전문위 등 3개 사무국 형태로 상설 조직화해 전문성을 높이고 의사결정과정을 공개하면 독립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병윤, 배규민, 김훈남, 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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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대통령 옛말…"삼고초려도 안먹혀“



[자본시장 대통령 구인난]<2>연봉 반토막, 3년간 재취업 불가, '외풍'까지…명망가 손사래, 은퇴자만 관심

[MT리포트] 연봉 반토막·3년간 재취업 불가…국민연금 CIO '구인난'
622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이 자본시장업계에서 퇴임을 앞둔 노병의 2년 짜리 계약직으로 전락하고 있다.

기금운용본부장에 선임되면 연봉은 절반 이하로 깎이고 퇴임 후 3년간은 금융업종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다. 소위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들이 구태여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옮길 이유가 없는 셈이다.

기금운용본부장을 꺼리는 원인은 크게 △현직에 비해 반토막 수준인 연봉(3억원 수준) △임기 2년(1년 연임 가능)에 불과한 단기 근무 △퇴임 후 3년간 금융 유관업종 재취업 금지 규정 △외압에 자유롭지 못한 기금운용의 취약한 독립성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중량감 있는 현직 펀드매니저가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옮기려면 순전히 애국심에 기대야 할 판"이라며 "삼고초려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기금운용본부가 공공기관 지방이전 과정에서 전북 전주로 옮긴 것도 인선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업계에선 "해외에서 투자 정보를 갖고 오는 글로벌 IB(투자은행) 딜러들도 자본시장과 무관한 전주로 이전한 이후엔 기금운용본부를 찾던 발길이 뜸해지고 있을 정도"라며 "기금운용본부도 인력 유출 이후 핵심 인적 자원을 보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건 이러한 지리적 요인이 생각보다 강하게 작용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하자 2016년과 2017년에 총 57명이 퇴사했다. 당시 수석운용직(실장급) 정원 14명 중 절반인 7명이 공석이었고 실무책임자인 선임(팀장)은 47명 정원 중 12명을 충원하지 못해 인력 유출로 인한 기금운용의 안정성 훼손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감사원과 국회 등의 정책감사 과정에서 과도한 책임 추궁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도 크다.

기금운용본부장 지원을 고심했던 한 펀드매니저는 "사명감을 갖고 한번 도전해보려고 한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내가 가진 운용철학을 온전히 구현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데다 감사 과정에서 투자 실패까지도 책임을 지게 될까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병윤 기자




결정적 순간에 허수아비되는 자본시장 대통령



[자본시장 대통령 구인난]<3>복지부·연금공단 외압행사 가능…CIO에 인사권 없어 의사결정 소외되기도

[MT리포트] 연봉 반토막·3년간 재취업 불가…국민연금 CIO '구인난'
"평소에는 독립성을 침해받는다고 보긴 어렵고 대부분 원칙대로 운용되죠. 그렇지만 (삼성물산처럼) 문제가 된 일부 사안은 위에서 결정사항을 밀고 들어오면 거부할 방법이 없어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한 인사의 지적이다. 그는 지난해 7월 강면욱 전 기금운용본부장 사퇴 이후 8개월째 공석인 본부장 후임을 구하지 못하는 것도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꼬집었다.

기금운용본부 조직구성을 보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밑에 CIO(최고투자책임자)인 기금운용본부장이 자리하고 있다. 투자 위험성을 심의하는 리스크관리위원장은 공단 이사장이 맡고 있고, 준법감시인 역시 공단 이사장 산하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는다.

국민 노후생활을 책임지는 연금운용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 만큼 특정 1인의 판단에 맡기지 않고, 다양한 측면에서 견제를 가능토록 한 조직 구성이다.

하지만 견제 책임이 있는 복지부와 국민연금에서 행사하는 외압이 정작 문제라는 지적이다.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준법감시인실 동의 없이는 투자가 불가능한 만큼,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적인 투자판단보다는 상부의 정무적 판단이 우선할 수 있다고 한다.

기금운용본부 고위직을 지낸 또 다른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와 운용위원회가 별도 책임 아래 운영되다 보니 기금운용본부 밖에서 전체적인 운용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투자 결정 속도가 늦춰지기도 하고, 내부 의견과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때도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기금운용본부장의 권한 구분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국민연금법 제102조는 '기금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관리·운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본부장에게 운용을 위탁하는 구조지만 장관의 개입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적·지역적으로 민감한 투자 혹은 국가단위 투자 판단에 기금운용본부 밖 인사의 개입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금운용본부 내 각 실장의 인사권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갖고 있어 인사권을 통한 개입도 가능하다. 원칙상으론 공단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이 상의해 실장 인사를 단행하지만 공단 이사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공단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의 실장들을 따로 불러 지시하는 일이 허다하다"며 "CIO에게 100% 인사권이 없다 보니 이사장이 CIO를 통하지 않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복지부나 국민연금공단에서 의사결정을 강요하면 거부할 수단이 없는 만큼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과 책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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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5% 이상 기업만 289개…주주권행사 투명성·전문성 시급



[자본시장 대통령 구인난]<4>외압 휘둘리지 않고 의결권 행사 지속가능한 지배구조 마련해야

[MT리포트] 연봉 반토막·3년간 재취업 불가…국민연금 CIO '구인난'
주요 대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몰려 있는 올해 '슈퍼 주총 데이'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됐다.

국민연금은 올 하반기 주주권 행사 지침을 담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예고하고 민간 전문가에게 의결권 부의 요구권을 주는 등 주요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업은 289개사에 달한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기금 자산 621조7000억원 중 131조5000억원이 국내 주식에 투자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한해 총 708회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2899건의 상정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중 373건(12.87%)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2016년 보다 반대표를 던진 비율은 2.8%포인트 높아졌다.

국면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의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의결권 행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능후 보건복지부 지난 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함께 기금운용체계 개편으로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금운용 의사 결정구조를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금운용본부를 공사 형태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국민연금의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실질적으로 보건복지부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고 기금운용본부 역시 과도한 정보의 통제하에 있다"며 "정부가 출자한 가칭 '기금운용공사'를 만들어 인사와 자산운용부분에서 독립성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적자금이라는 한계상 정부로부터 독립성 보다 투명성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적 자금이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며 "캐나다연금투자이사회(CPPIB)처럼 정부의 요청을 공개하고 의사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공시하면 많은 부작용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연구위원은 "CPPIB도 재무부 등으로부터 수많은 요청을 받지만 도움이 되는 건 일부 수용하고 관련 내용들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기금운영위원회 위원들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최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회에서 20여명의 전문가들이 두 시간도 안 되는 시간 내에 주요 안건들을 의결했다"며 "세부 지침안을 포함하면 수십 개가 되는데 과연 본업을 별도로 두고 있는 위원들이 이 방대한 내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배규민 기자




수익률 반전시킨 네덜란드 연기금…인력 2배·수익률도 2배



[자본시장 대통령 구인난]<5>2008년 기금운용 독립한 네덜란드…자산배분 바뀐 후 수익률 높아져

[MT리포트] 연봉 반토막·3년간 재취업 불가…국민연금 CIO '구인난'
국민연금기금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네덜란드 사례가 비교 대상으로 꼽힌다. 현재 국민연금기금과 네덜란드 공적연기금(ABP)의 기금규모는 세계 공적연기금의 3~4위로 비슷한 수준이다. 중요한 건 두 기금이 지배구조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이 차이가 기금운용 수익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자산규모는 557조7000억원으로 네덜란드 연기금(484조원)보다 73조7000억원 가량 많다. 하지만 운용인력은 네덜란드(694명)가 한국(329명)보다 2배 이상 많다. 한국은 운용역 1인당 1조7000억원을, 네덜란드는 7000억원을 운용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수익률은 네덜란드 연기금이 9.5%로 한국(4.75%)보다 2배 높았다.

네덜란드 공적연금은 국민연금처럼 내부 부서를 통해 자금을 운용해오다 2008년 자회사인 APG(네덜란드연기금자산운용)를 설립했다. 기금운용부서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운용과 관리를 분리한 것이다. 기금을 독립적으로 운용하면서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기금의 전문성을 갖췄다.

자산배분에서도 변화가 확연했다. 2008년에는 주식(55%) 채권(45%) 대체투자(3.7%) 등으로 자산이 배분됐다. 하지만 기금운용부서 독립 후 5년이 지난 2013년에는 채권(40.3%) 주식(34.7%) 대체투자(25%)로 바뀌었다. 주식, 채권 외에 대체투자 부문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8년 –20.2%에 머물렀던 수익률은 2009년 20.2%로 회복됐고, 이후에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캐나다 역시 네덜란드와 유사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캐나다의 전국민 연금제도인 CPP(Canada Pension Plan)는 제도와 기금 운용이 완전히 분리된 형태로 운영된다. 제도는 정부에서 관장하며 운용은 CPPIB(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라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금운용 공사에서 전담한다. CPPIB 기금운용조직은 내부 구성원에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투자전문 금융조직 형태를 띠고 있다.

반면 일본의 후생성연금보험 및 국민연금(GPIF)은 우리와 비슷한 공공기관형 조직이다. GPIF는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 격인 후생성에 적을 두고 있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와 같은 이름의 기구도 GPIF내에 설치돼 있다. 다만 GPIF의 기금운용위원회는 장기 주주가치 극대화 추구라는 기본 지침만 제시할 뿐 주식투자 의결권 행사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위탁운용사가 행사한다는 것이 큰 차이다.

장지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네덜란드 연기금은 기금운용공사를 설치해 독립적으로 운용하며 효율성이 높아졌지만 그만큼 위험도도 높고 전문인력 충원 등에 따른 비용이 늘었다"며 "우리나라 역시 기금규모가 증가한 만큼 운용인력 증원이 필요하고 조직체계 개편도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조한송 기자




"늦을수록 증시 불똥…외인도 국민연금 개혁 지켜봐“



[자본시장 대통령 구인난]<6>이찬형 페트라자산운용 부사장 "국민연금 독립성·전문성 갖춰야"

이찬형 페트라자산운용 부사장
이찬형 페트라자산운용 부사장
"국민연금의 개혁 조치가 계속 지연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실망감이 결국 주식시장에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찬형 페트라자산운용 부사장은 28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주시하고 있고, 그 중심에 국민연금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트라자산운용은 전체 운용자산의 70% 이상이 외국계 기관 자금일 정도로 해외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자산운용사다.

이 부사장은 "3월 들어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가 열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일 같이 한국 기업 지배구조 개선 진행 상황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민연금 CIO(최고투자책임자)인 기금운용본부장 자리가 8개월째 공석이어서 우리로서는 기다려보자는 말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 핵심 정책인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지난해 한국 증시를 끌어 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60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3대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는 것만으로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상당 부분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무거운 책임에 비해 보상이 적고 정치적 외풍을 받는다는 인식이 강해 많은 이들이 고사하고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에 국민연금도 해외 주요 연기금처럼 독립성을 보장하고 최고 투자 책임자를 업계 최고 조건으로 초빙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부사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안 뽑는 게 아니라 못 뽑는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고 전임자들 대부분이 불운하게 자리를 떠나 독이 든 성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문성과 독립성이 낮다는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이 부사장은 "가장 큰 문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운용과는 거리가 먼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관리를 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자산운용 분야의 비전문가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고 있는데 이를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들은 2012년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큰 기대를 했다가 한번 속아봤다는 기억을 갖고 있다"며 "최근에도 국내외 여러 정치적 이슈들이 많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이슈는 뒤로 밀리는 것 처럼 보이는데 더 이상 말만 하고 흐지부지되는 건 통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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