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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종말의 시대…“재분배 못하는 국가, 급진적 전투에 직면”

[따끈따끈 새책] ‘노동의 미래’…디지털 혁명시대, 일자리와 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따끈따끈 이번주 새책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8.03.3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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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종말의 시대…“재분배 못하는 국가, 급진적 전투에 직면”
우리는 흔히 일자리는 정해져 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젊은 세대가 일자리를 얻기 위해 기성세대의 은퇴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식의 정책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고용총량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나이 든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더 오래 붙잡고 있으면 수입이 늘어나고 그 돈을 쓰면 여타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창출돼 재화나 서비스를 지원하는 일자리는 다시 생기기 때문.

18세기 경제학자 장 바티스트 세의 이름을 딴 ‘세의 법칙’에 따르면 ‘공급은 그 자체의 수요를 창출한다’. 늙은 노동자들이 더 늦게 은퇴한다고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사람이 아닌 기계다. 더 정확히 말하면 디지털 혁명이다. 신기술의 발전으로 노동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미국에는 50만명의 택시기사, 150만명의 화물트럭 운전기사 등 500만명이 운송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자율 주행차량이 보편화하면 이 모든 일자리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이를 증명하는 의미있는 기록도 있다. 미국에서 모든 남성의 노동인구 참여비율은 1990년 약 76%에서 2015년 69%로 7% 감소했다. 7%는 900만명 정도다. 생산성이 증가했는데도, 노동 참여비율은 떨어진 것이다.

90년대 말 이후 미국 백인 중년층에서 사망률이 놀랄 정도로 늘었는데, 대부분이 자살 또는 약물, 알코올 남용이 원인이었다. 연구자들은 경제적 불안정이 그런 결과를 낳았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 혁명이 인간 노동에 미치는 변화는 3가지다. ‘자동화’는 운전기사에서 법무 보조원까지의 노동을 대체한다. 정보기술(IT)을 통한 ‘세계화’도 마찬가지. 지난 30년간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10억개 이상 늘어났지만,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다. IT를 등에 업은 선진국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을 쉽게 관리하며 개발도상국의 일자리를 창출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은 ‘숙련된 노동자’의 생산성을 막대하게 신장한다. 소규모 금융자산 관리팀이 방대한 펀드를 운용하거나 숙련된 강사들이 수백만의 학생이 수강할 강좌를 개설하는 식이다.

다음 30년도 지난 30년처럼 노동자는 10억명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기술발달로 노동력이 남아돌면 노동자는 낮은 임금에 만족하고, 부유층과 격차는 더 커져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다. 디지털 혁명은 결국 노동의 종말을 예고할 뿐이다.

저자는 “결국 디지털 혁명은 산업혁명 시대와 유사한 정치적 행태를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이 기계로 대체된 산업혁명은 오래된 사회질서를 파괴했다.

낮은 임금과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유일하게 기댈 곳은 정치적 운동이기 때문. 노동조합 인정과 선거권 확대, 교육에 대한 투자, 진보적 사회운동은 노동의 소외에서 나온 본능적 몸부림인 셈이다.

디지털 혁명 시대에도 종국에는 노동을 잃은 ‘패자 집단’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삶을 향상하는 전철을 밟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예측이다.

이제 국가와 사회는 노동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수립해야 할까, 아니면 노동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치러야 할 사회적 전투를 어떻게 막느냐에 집중해야 할까.

저자는 전투를 막는 일, 즉 노동이 불필요해진 이들이 먹고살 제도를 만드는 ‘재분배’에 신경써야 한다고 역설한다.

하지만 재분배 개념이 말처럼 쉽지 않다. 이를테면 빌 게이츠가 이룩한 컴퓨터 혁명의 부는 개인의 노력보다 노력이 적용되는 사회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십상이고(개인과 사회의 갈등), 미국에 이민한 필리핀 가정은 자국에서 벌 수 있는 돈의 10배 이상을 미국에서 벌어들인다.(사회 내부자와 외부인의 갈등)

디지털 혁명이 조장하는 이 2가지 갈등에서 국가는 ‘사회적’ 부의 재분배를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신기술이 창출하는 공통의 사회적 부를 ‘어디에 귀속된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을지 정의해야 하는 셈이다.

1980년 미국인들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국민보다 30배 더 부유했는데, 2015년 그 격차는 90배로 벌어졌다. 미국으로 이민한 아프리카인들이나 성장의 발판을 만든 타고난 천재가 이룩한 부는 노동이 사라지는 시대에 ‘1% 상위층’에 여전히 귀속될까, 아니면 사회적 개념으로 적절하게 재분배될까.

◇노동의 미래=라이언 아벤트 지음. 안진환 옮김. 민음사 펴냄. 360쪽/2만원.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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