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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1년…'핀테크'와 멀어졌다

[같은생각 다른느낌]고신용자 저금리 대출에서 벗어나 진정한 '핀테크' 사업과 저신용자 중금리 대출 확대해야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입력 : 2018.04.03 06:30|조회 : 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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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지난해 4월과 7월 서비스를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편리성과 낮은 대출 금리를 내세워 단시일에 가입자 수를 크게 늘렸고 기존 은행들의 서비스 개선을 이끌어냈지만 정작 핀테크 취지에 어울리는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

2015년 추진 당시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 기대효과로 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은행간 경쟁 촉진, 핀테크 활성화 등을 내세웠다. 일본의 라쿠텐 뱅크(Rakuten Bank), 미국의 앨리 뱅크(Ally Bank)가 전자상거래 분야, 자동차 분야를 발판삼아 금융 서비스 특화로 성장했다고 해외 성공 사례를 들기도 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바일뱅킹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금융서비스 편의를 향상시켰다. 핸드폰을 이용해 송금과 이체를 쉽게 바꿨다. 해외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 대비 10% 수준으로 낮췄고 올해 1월 카카오뱅크는 연 2.82%인 전월세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무엇보다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 상품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출범 초기 케이뱅크는 '직장인K 신용대출' 상품을 당시 은행권 금리보다 2%p 정도 낮은 연 2.65%로 내놓았고, 카카오뱅크는 최대 1억5000만원, 연 2.86%의 신용대출을 선보였다.

지나친 과열 현상까지 불러와 케이뱅크는 한 때 직장인 대출을 중단했으며 카카오뱅크는 2차례에 걸쳐 5000억원씩 자본을 추가로 증자했다.

이러다보니 시중 은행들이 다급해졌다. 인터넷뱅킹과 모바일 플랫폼을 개편하고 금융 서비스를 추가했다. 지난해 금리와 해외송금 수수료를 인하했고 올해 카카오뱅크 전월세 대출 상품 출시 이후에는 전월세 대출 금리를 따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기대했던 좋은 성과만 보여준 것은 아니다.

초기 ‘핀테크’ 구호가 지금은 온데간데없다. 핀테크 구색을 맞추려고 굳이 ICT 기업 한 곳에 증권, 은행 결합 구조를 짜낸 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이다. 케이뱅크는 케이티, 우리은행 등이 참여했고 카카오뱅크는 한국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상품개발보다는 예대 마진에 의존한 기존 은행권의 모습을 답습했다. 핀테크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출범한 것이 무색할 지경이다.

또한 저신용자 중금리 대출보다 고신용자 저금리 대출에 치중했다. 3월 기준 케이뱅크는 1~8등급, 카카오뱅크는 1~6등급만을 대상으로 하며 금리 5% 미만 신용대출이 케이뱅크는 43.8%, 카카오뱅크는 96.4%에 이른다.

신용대출 증가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커졌다. 지난해 말 145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폭탄에도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을 꾸준히 일으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의하면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이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신용대출은 1조1000억원으로 7000억원 가량이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발생했다.

그럼에도 아직 실제 수익성은 좋지 않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 총액은 11조2000억원으로 2016년(2조5000억원)보다 무려 8조7000억원, 350% 가량 증가했다. 이 중 시중은행이 7조6000억원, 지방은행이 9000억원 순이익을 낸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 인상을 두고 불만도 나오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자료에 의하면 3월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케이뱅크 5.55%, 카카오뱅크 3.81%로 나타났다. 국민은행(3.88%), NH농협은행(3.76%), 우리은행(3.94%)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사업을 시작한지 겨우 1년 정도로 초기 투자가 많은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단순히 손실이나 금리 여부로 평가하기에 이른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초기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면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쉬운 고신용자 위주의 예대마진 업무에 치중하는 것은 설립 취지나 핀테크 명분과 너무 거리가 멀다. 지금처럼 저금리 은행으로만 인식된다면 시중은행과 유사한 예대마진 방식으로 얼마나 경쟁력을 유지할지도 의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결합이지만 금산분리 완화가 아니라 핀테크를 통한 금융혁신이 목적이다. 정작 중요한 핀테크는 뒷전에 밀리고 이름만 거들어서야 굳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존립할 이유가 없다. 이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고신용자 대상 낮은 금리 영업에서 벗어나 진정한 핀테크 명분에 맞는 사업 개발과 저신용자 중금리 대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4월 2일 (19: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태형
김태형 zestth@mt.co.kr

곡학아세(曲學阿世)를 경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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