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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기재부·국회서 '부실 검증'…구멍 난 저출산 대책 방조

[저출산예산은 없었다]③저출산 대책 예산, 저출산위→소관 부처→기재부→국회 심사 거쳤지만 부실 검증…구멍 원인은 △광범위한 저출산 대책 범위 △예산심사 시 빈 틈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입력 : 2018.04.04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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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부가 예산안을 발표할 때마다 빠지지지 않는 게 저출산예산이다. 2006년부터 130조원 이상 투입된 저출산예산은 지난해 출생아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그 실효성 뿐만 아니라 실체에도 의문이 제기돼 왔다. 저출산 예산을 전수조사해 본 결과 예산을 지나치게 쓰고도 저출산의 해법을 못 찾은 게 아니라, 처음부터 저출산 해결을 위한 예산은 없다시피 했다.
[MT리포트]기재부·국회서 '부실 검증'…구멍 난 저출산 대책 방조
#1. 396억원(2006년)→622억원(2007년)→54억원(2010년)→594억원(2011년)→58억원(2012년)→648억원(2014년)→447억원(2017년). 육아 부모에게 인기 많은 국공립 보육시설 예산 추이다. 예산이 들쭉날쭉했던 12년간 국공 보육시설 이용률은 11%에서 13%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2. 정부는 2006년 템플스테이 운영 지원 몫으로 35억원을 배정했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었다. 이 사업 예산은 2007년 150억원으로 늘어 이듬해 같은 금액이 집행됐다. 2009·2010년엔 각각 185억원씩 투입됐다. 정부가 집계한 2008년 템플스테이 참여인원 10만8000명 가운데 외국인은 2만명이었다.

정부가 12년간 쏟은 126조원의 저출산 대책 가운데 예산이 낭비되거나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지 않은 대표 사례다. 허투루 쓰인 저출산 대책 예산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6년 말 내놓은 '저출산 대책 평가' 보고서에서 같은 해 저출산 대책 예산 중 30%(6조5920억원)가 연관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저출산 대책 예산을 감시해야 할 4중 검증 체계가 부실 작동한 결과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저출산 소관 부처, 기획재정부, 국회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저출산 대책은 저출산위가 2006년부터 5년마다 내놓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담긴다. 각 부처가 제출한 저출산 대책이 1차 검증대에 오른다. 여기서 추려진 대책은 매년 부처 평가, 기재부 심사를 거쳐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다. 2·3차 검증이다. 국회 예산 심의까지 고려하면 검증만 네 단계다.
서울 강남 산부인가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뉴스1
서울 강남 산부인가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뉴스1
검증 체계에 구멍이 난 원인은 △광범위한 저출산 대책 범위 △예산 심사 시 빈 틈 등으로 요약된다.

우선 저출산위, 각 부처, 기재부가 준용하는 저출산 대책 범위가 넓다. 그러다 보니 저출산 대책에는 관점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는 간접 지원책까지 다수 포함됐다. 출산율 제고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 청년 일자리 창출, 학교 폭력 예방 같은 정책까지 저출산 대책에 한 세트로 묶인 배경이다.

예산 심사 사각지대도 있다. 기재부가 예산 심사를 부처 중심으로 하다 보니 숲(저출산) 대신 나무(개별 부처 대책)만 본다는 지적이 있다. 소관 부처별로 진행되는 국회 예산 심의도 마찬가지다. 포장만 저출산 정책인 부처 대책들이 기재부·국회 문턱을 통과할 수 있었던 빈 틈이다.

5년짜리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들어간 정책은 큰 수정 없이 계속 이어지는 문제도 있다. 부처는 관성적으로 저출산 대책을 내고 기재부는 관행적으로 심사한다는 얘기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현재 기재부 예산 심사는 건별로 이뤄지는 시스템이라 전체 그림을 설계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각 부처가 정해진 총액 내에서 자율적으로 예산을 짜게 하는 총액배분·자율편성(톱다운) 제도가 정착돼야 저출산 예산 관리도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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