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넘는 기립박수로 北관객 ‘환호’…“만나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평양 공동취재단

4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예술인의 합동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공연에 참석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4번째),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왼쪽에서 3번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오른쪽에서 3번째), 윤상 예술감독(오른쪽) 등이 손을 잡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4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예술인 합동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이 펼쳐졌다. 1만2000여석을 가득 메운 북한 관객들이 남북예술인들의 무대에 박수를 치며 호응하고 있다./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무대 위에선 남측 가수와 북측 가수가 하이파이브를 연출하며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고, 객석에선 열화와 같은 박수가 쉴 새 없이 터져나왔다. 마지막 곡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다시 만납시다’가 울려 퍼질 땐 1만 2000여 명의 관객이 전원 기립해 손을 크게 흔들며 10분이 넘게 박수를 보냈다.

오랜 세월 잊고 지냈던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통일에 대한 염원이 한 무대에서 한 마음으로 솟구친 것이다.

3일 오후 3시(평양시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서현(남측)과 최효성(조선중앙TV 방송원)의 공동사회로 열린 남북 예술단의 합동공연은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화려한 개량 한복을 입거나 각양각색 투피스 차림으로 온 여성들과 대체로 짙은 양복 차림을 한 남성들은 남측 가수의 독무대에서 신기한 표정과 공감의 표정을 뒤섞으며 호응했다. 서현이 ‘푸른 버드나무’를 부를 땐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며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4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예술인 합동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이 펼쳐졌다. 개별 공연이 끝난 후 출연진이 합동으로 '우리의 소원'을 부르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YB밴드는 ‘1178’을 부르기 전 “다음 우리가 올 때까지 16년이 또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말 훌륭한 삼지연관현악단과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고 싶다”고 외쳤다. 관객은 이 말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북측 사회자 최효성은 삼지연관현악단을 소개하며 “겨울올림픽 무대를 계기로 남녘 동포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며 “계몽기 가요 선율을 들으며 민족의 얼을 지키려는 공통된 감정과 통일 갈망하는 온 겨레의 뜨거운 숨결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사회자 말이 끝나자마자 북측 여성가수 5명과 ‘눈물젖은 두만강’ ‘아리랑 고개’ ‘작별’ 등 5곡을 소화했다.

이날 무대에서 조용필·최진희·이선희 등 익숙한 가수에게 관객은 자연스러운 박수를 보냈고 백지영과 강산에 무대에선 고개를 좌우로 끄덕이거나 감격 어린 표정을 지어 보이며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4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예술인의 합동무대 '우리는 하나'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공연에 참석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4번째),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왼쪽에서 3번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오른쪽에서 3번째), 윤상 예술감독(오른쪽) 등이 손을 잡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평소 접하기 힘든 레드벨벳의 무대에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미동도 하지 않다가 노래가 끝난 뒤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객석에서 만난 한 북한 관객은 “(남북) 우리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 통역도 필요없지 않나. 그런데 만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일한다는 알제리 출신의 한 외국인은 “남북 합동공연을 처음 봤는데 너무 훌륭했다”며 “남북이 어서 통일됐으면 좋겠다”고 했다.